매일신문

[지상백일장] 편지-엄마! 생일 축하해~

양혜인(대구 북구 복현2동)

"우리 딸이 입국할 때쯤이면 앙상하던 나무에 싱그러운 이파리들이 무성하겠지. 딸! 외국에서 생활은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많다. 상담할 때처럼 그리 녹록지 않다는 걸 명심하고 가야 꿈을 이뤄질 수 있단다."

그때 엄마 말이 듣기 싫고 가지 말라는 뜻으로 들려서 잘할 수 있다고 엄마 말을 무시해 버렸는데 '바기오'에 와서 생활해보니 엄마 말이 더 절실하다.

가족을 벗어나 타국 생활을 한다는 것, 사무치도록 보고프고 그립다.

엄마! 그래도 딸은 참고 참으면서 학업에 열중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

바기오에서 눈만 뜨면 우리 가족이 생각나듯 엄마 아빠도 딸 생각만 하겠지.

엄마 아빠! 아마도 딸을 떠나보내고 눈물바다가 됐을 우리 엄마 생일이 다가오네.

한국에 있었으면 케이크에 촛불이라도 켜고 축하해줬을 것인데 한국을 벗어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메일을 보내야지 했는데 그때 '독자카페'가 생각났다.

"엄마! 생일 축하해."

딸 걱정하지 말고 건강 조심해. 잠시 뒤 수업시작이거든 엄마 나중에 또 소식 전할게.

만나는 그날까지 우리 가족 행운이 가득하길 기도하면서 사랑해요.

필리핀 바기오에서 딸 혜인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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