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선후기 왕도 밤마다 아리랑타령?

문경서 '아리랑 공동기획전'…국·내외 희귀자료 420점 공개

국립아리랑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문경시가 국내'외 아리랑 관련 희귀자료 420점을 한자리에 모아 공개한다.

문경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다음달 4일부터 5월 31일까지 문경새재도립공원내 옛길박물관에서 '길 위의 노래, 고개의 소리, 아리랑' 공동기획전을 연다.

조선후기 왕도 밤마다 아리랑타령을 연주했다는 기록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현대를 거치는 동안 아리랑과 관련한 북한과 해외동포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리랑과 관련한 문학, 음악, 대중예술, 학술 자료, 생활용품 등을 총망라해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리랑이 쌀의 노래였다는 기록,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에 징집된 김 그레고리 등 한국인들이 독일군 포로가 된 뒤 부른 '망향가 아리랑'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망향가 아리랑을 부른 한국인들은 당시 독일의 언어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알베르트 되겐 박사가 주도하는 '각 민족의 언어'음악 자료의 조사'에 응했기 때문에 현재 독일 훔볼트대학교 부속 베를린 라우트 아카이브에 관련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라우트 아카이브에서 대여한 SP음반과 이들이 부른 아리랑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김 그레고리 등이 부른 아리랑은 현재 우리가 친숙하게 듣는 아리랑과는 후렴 부분에만 다소 차이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리랑이 서양악보로 처음 채보된 'The Korean Repository'(1896)에 실려 있는 헐버트의 아리랑도 소개한다. 이 아리랑에는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라는 문경새재아리랑 사설이 들어있다.

소설 대지의 작가인 펄벅 여사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의 표지를 아리랑으로 장식한 '흔들리는 갈대'도 선보이고, 1985년 문경 하초리에서 녹화한 송영철옹과 할머니들의 문경새재아리랑을 처음 공개한다. SP음반과 LP음반으로 만든 아리랑 음원 100여 곡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안태현(46) 문경 옛길박물관장은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재조명하고 아리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전시를 마련했다"며 "지금까지 열린 아리랑관련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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