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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 '동물 매개 교육' "성과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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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들과 하루종일 뛰어놀라 보니, 지혜·친구 배려 알게됐어요

가온대안학교에 다니는 손민지(16) 학생이 29일 오후 치료견과 함께 즐겁게 기타를 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가온대안학교에 다니는 손민지(16) 학생이 29일 오후 치료견과 함께 즐겁게 기타를 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동물과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서 인내와 배려를 배웁니다."

학업을 중도 포기한 청소년들이 사회성을 회복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동물 매개 교육' 프로그램이 대구의 한 대안교육시설에서 시작됐다.

서구 내당동의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원장 최해룡'이하 대안교육원)은 이달 초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삼성꿈장학재단 후원으로 지역의 학업 중단 학생이나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개와 함께하는 청소년 진로 성장 스토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안교육원은 2007년부터 학업 중단 학생을 위한 '가온학교'를 부설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다.

'개, 꿈'이라는 별난 부제의 이 프로그램에는 대안교육원의 강사들과 10대 중반에서 20세까지의 청소년 10명이 참가하고 있다. 청소년 중 일부는 기존 가온학교 학생들이다. 학교가 싫어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공통점 말고도 학교 밖에서나마 꿈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다.

'개, 꿈'은 동물을 매개로 한 청소년 진로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동물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좋은 관계 맺기'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배운다. 낮에는 동물 매개 강의를 듣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목욕, 안아주기 등 스킨십을 통해 책임감을 키운다. 아이들은 개를 데리고 매일 저녁마다 두류공원 일대를 1, 2시간씩 산책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16) 양은 중2 때인 작년부터 제도권 학교 대신 가온학교에 다니고 있다. 장래 희망이 '동물 사육사'라는 김 양은 동물이 좋아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가량 남구의 한 유기고양이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김 양은 "내년에 고입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활짝 웃었다. '개, 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모(20) 씨는 "개를 잘 돌봐줄 때 돌아오는 따뜻함이 좋다"고 했다.

'개, 꿈'의 하이라이트는 동물을 통한 진로 탐구 활동이다. 청소년들은 애견용품 수입'유통업체나 전문대 애완동물관리학과, 맹인안내견학교, 동물병원을 방문해 각각의 직업세계를 경험한다. 애견 훈련 전문가, 동물원 사육사, 동물매개치료사 등 전문 직업인의 특강을 듣고 동물병원, 동물보호소, 반려동물 용품가게에서 인턴십도 한다.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 이수영 교육팀장은 "동물과 친해진 후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적'소극적 행동이 줄고 대인관계가 좋아졌다"며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들도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을 통해서 자신감과 꿈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 053)522-7177.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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