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시장 2지구 내 통행로 확보 방안을 두고 상인들과 칠곡군이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칠곡군이 고객 통행로 확보를 위해 인도에 설치된 좌판을 철수할 것을 요구하자 상인들이 차량 통행 금지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해묵은 갈등이 계속되는데도 칠곡군은 부서 간 입장 차이를 조율하지 못하는 등 행정 능력조차 의심받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 2009년 왜관시장에 35억원을 투입해 비가림 시설과 아케이드 등을 갖춘 시설 현대화 사업을 준공했다. 시장 입구에서 낙동강변까지 150m 구간에는 도시계획도로도 건설했다. 왜관시장 2지구는 도시계획도로를 중심으로 조성됐으며 44개 점포와 노점상 3곳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100여 개가 넘는 시장 점포 중 핵심 지역이다.
왜관시장 2지구는 폭 6m의 왕복 2차로 도로 좌우를 따라 점포가 줄지어 있는 구조다. 점포 앞에는 2.5m~3.5m 폭의 보도가 설치됐다. 당초 시장 이용객들에 막혀 차량이 통행하지 못했지만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도로가 생기면서 차량 통행이 허용됐다.
상인들과 칠곡군의 갈등은 기존 시장통로가 도로로 개선되고 차량 통행이 허용되면서 불거졌다. 현재 보도는 시장 상인들의 상품 진열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점포 1곳 당 면적이 10~15㎡로 좁아 점포 안에만 물건을 진열할 경우 이용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이 때문에 시장 이용객들이 차도로 오가면서 통행하는 차량들과 뒤섞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칠곡군은 20일까지 인도를 점유한 좌판을 모두 철거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왜관시장 2지구 상인회는 긴급자동차를 제외한 차량의 통행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은 "좌판 일부를 철거해 인도를 확보하자던 칠곡군의 제안은 실효성은 없고 영업손실만 컸다"고 주장했다. 좌판을 150㎝ 폭으로 철거해도 지름 80㎝인 비가림 시설 기둥 수십여 개가 가로막고 있어 실질적으로 확보되는 통행로는 70㎝에 불과해 통행로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상인들은 "전국의 전통시장 어느 곳에도 시장 한복판으로 차량이 다니는 곳은 없다"며 "시장 현대화 사업을 시작할때는 좌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더니 이제와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칠곡군은 부서 별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장활성화 부서는 차량 통행을 막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지만 노상적치물 단속부서는 좌판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또 도로관리 부서는 도로 기능을 강조하는 형편이다. 경찰은 시장 내 도로의 중앙선 철거와 보도 추가설치를 협의하자는 칠곡군의 요청에 대해 현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차량 및 시장 이용객들의 통행권과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 전통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꾀하기 위해서는 시장 내 도로에 대해 폐쇄가 아닌 기능축소가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한 당사자 간의 협의체 구성과 꾸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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