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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 나눠 쓰며 이웃사랑도 듬뿍"…경산 '카 부츠 나눔장터' 성황

유럽형 벼룩시장인
유럽형 벼룩시장인 '카부츠(Car Boots) 나눔장터'가 열린 경산시청 뒤편 주차장에는 중고 물건을 팔거나 사는 사람들로 생기가 넘치고 있다. 김진만기자

13일 오후 장터로 변한 경산시청 뒤편 주차장은 몰려나온 쇼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차량 100여 대 앞에는 온갖 종류의 물건이 펼쳐졌고, 열어둔 트렁크에도 옷가지가 주렁주렁 걸렸다.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흥정으로 시끌벅적했다. 이날 나온 물건은 의류와 신발, 장난감, 문구류, 도서, 소품, 가방, 꽃화분 등 다양한 중고물건들. 판매가격도 500∼5천원으로 저렴했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은 의류와 가방은 내놓자마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도 했다. 장터에서 옷과 생활용품을 구입했다는 오정애(45'여'경산시 중방동) 씨는 "판매하는 사람은 불필요한 물건을 팔아 수입을 올릴 수 있고, 구매자는 필요한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마련된 일일장터는 유럽형 벼룩시장인 '카부츠(Car Boots) 나눔장터'다. 차량 '트렁크'(Boots)에 물건을 싣고 나와 트렁크를 열어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 이날 행사는 '트렁크는 비우고, 사랑은 나눠요'를 주제로 사전에 참가신청을 한 시민들과 경산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여성단체협의회 등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차량 100여 대에 싣고 나온 중고물품을 사고팔았다. 바르게살기운동 여성회와 경산시 장애인종합복지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농협주부대학 등은 중고물품 외에도 꽃과 과자 등을 판매했다. 페이스페인팅과 풍선 아트,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이벤트도 행사장 분위기를 띄웠다. 올해 처음 열린 카부츠 나눔장터는 시민 3천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중고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나눠 쓰고, 이웃사랑은 마음속에 채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아(36'여'경산시 압량면 안인리) 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물건 재사용과 나눔의 경험을 쌓아주고 싶어 참가했다"며 "장터가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옷장을 뒤져 판매할 만한 옷가지를 세탁하고 쓰지 않는 생활용품을 챙겼다"고 말했다.

박수연(10) 양은 "집에 보관 중이던 학용품과 옷, 인형 등을 가지고 나와 개당 1천∼3천원 정도에 판매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판매자들은 이날 판매금액의 20%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기부했다. 기부금 중 장터 운영 기본 경비를 제외한 전액을 경산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장터를 찾은 주부 박찬희(50'경산시 정평동) 씨는 "중고물품을 팔고 구입할 수 있는 카부츠 나눔장터를 1, 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어 활성화하면 물건 재사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기부를 통한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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