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포항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시즌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승환은 겨우 3번 마운드에 올랐다. 그나마 세이브 상황은 이달 7일 대구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딱 한 번뿐이었다. 2번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몸 풀기 차원에서의 등판이었다. 삼성이 그동안 접전 상황 없이 확실히 이기거나 패한 경기를 펼친 탓이다. 대부분을 벤치서 공을 만지다 귀가한 오승환은 세이브 순위경쟁서 한참이나 뒤로 밀려 있다. 넥센 손승락이 7세이브를 거두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을 때 오승환은 겨우 1세이브를 수확한 게 전부다.
두산과의 개막 2연전서 삼성은 4대9, 3대7로 져 오승환은 등판기회가 없었다. 이달 5일 NC전에서도 10대4로 승리, 오승환은 벤치를 지켜야 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한화전에서도 8대2, 4대0, 9대3으로 승리했고, 12일부터 가진 넥센전에서도 12일 0대3 패배에 이어 13, 14일에는 15대4로 대승을 거둬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승환은 이달 7일 NC전서 삼성이 4대2로 앞선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솎아내며 4타자를 가볍게 처리해 시즌 첫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두산전과 이달 14일 넥센전은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특히 14일에는 세이브상황이 아닌 탓에 집중력이 떨어져 넥센 송지만에게 1점짜리 홈런을 허용하기까지 했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승환으로선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지 9년 만에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되지만 시즌 초반 삼성의 플레이를 보면 마지막 방점을 찍는 데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더욱이 세이브를 추가할 때마다 역대 최다 세이브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더뎌지는 기록행진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생애 두 번째 3년 연속 세이브왕을 노리고 있다. 2006년 47개로 처음으로 세이브 타이틀을 거머쥔 오승환은 이듬해 40개, 2008년에는 39개로 뒷문을 지키는 최고 선수가 됐다. 그리고 2011년 다시 47개로 3년 만에 세이브왕 잇기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도 37개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개막 2연전 두산 이후 삼성은 신생팀 NC, 연패에 빠진 한화, 그리고 신임감독이 지휘봉을 쥔 넥센 등 비교적 수월한 팀을 상대했다. 그러나 이번 주부터는 강팀들과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16일부터는 3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다퉜던 SK, 19일부터는 가을 야구의 단골손님 롯데와 각각 3연전을 펼친다. 이어 LG, KIA와 차례로 맞붙는다.
그동안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던 오승환이 앞으로 치러야 하는 순탄치 않은 일정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를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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