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재로선 '조용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와 비슷하게 지사 예비 후보군들이 있지만 현 김관용 지사의 '높은 벽'에 쉽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차기 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이철우(김천) 의원과 권오을 전 의원, 박승호 포항시장, 남유진 구미시장 등 5명이다.
이 중 가장 강하게 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이는 권 전 의원이다. 경북 도의원 출신으로 안동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 전 의원은 "누구보다 도정을 잘 알고 있고 지역 발전 방안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을 해 왔다"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나머지 지사 후보군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차기 지사 후보군으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사직 도전에 대한 이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찾아보기 쉽지 않다.
김 지사의 '수성의 벽' 이 높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 단체장 중 75.36%라는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높은 득표율은 결국 도정 장악력으로 이어진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구미시장 3선에,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는 지역 기반이 누구보다 탄탄하다"고 인정한다.
김 지사의 약점을 찾자면 상대적으로 '고령'이란 점이다. 1942년생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시점에는 73세가 된다.
하지만, 김 지사 주변에서는 '고령'이 3선에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측근 인사들은 "건강에 있어 50'60대 단체장과 비교할 때 전혀 뒤지지 않고 현재도 어느 단체장보다 현장을 많이 다니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여서 나이가 큰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사 예비 후보군들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보다는 차차기 도지사 선거를 '목표'로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강석호'이철우 의원은 도지사 도전에 대한 '의욕'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전제로 '김관용 지사의 불출마'를 꼽고 있다.
경북 부지사를 지냈던 이 의원은 "김 지사가 도정 수행을 잘하고 있는 만큼 도지사 도전은 포스트 김관용 이후에 고려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위원장인 강 의원도 '유력한 지사 후보군'으로 꼽혀왔지만, 현재 분위기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사직 도전에 대한 '강도'가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판단이다.
두 의원 모두 김 지사가 3선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 '지사직'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한발 물러선 '포석'이다.
박 시장과 남 시장 또한 현재로선 3선 기초단체장에 전념한다는 입장이다.
10월 포항 남'울릉 재보궐 선거 출마설이 돌았던 박 시장은 "국회의원 선거에는 관심이 없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포항 시장 3선에 나서 지역 발전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미의 남 시장 또한 비슷한 입장이다.
경북은 2000년 이후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 득표율이 전국 1위를 고수해 온 지역이다.
따라서 경북 도지사 선거에 있어 야당은 후보 인물난에 시달려 왔고 무소속 또한 경쟁력 있는 후보군이 거의 나서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현재의 정치적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이어진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경북 지사 선거는 지난 선거와 비슷한 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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