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 많은 세상…'말무덤'앞에선 말 삼가시오

예천군 한대마을 '말무덤'…학생 현장체험장으로 활용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마을에는 타는 말(馬)이 아닌 사람의 말(言)을 묻은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마을에는 타는 말(馬)이 아닌 사람의 말(言)을 묻은 '말무덤'(言塚)이 있어 화제다. 예천군 제공

예천군의 한 마을에 있는 '말무덤'(言塚'언총)이 현대인들의 말(言)에 대한 산 교육장으로 탈바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말무덤이 있는 곳은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마을. 조선시대부터 이 마을에는 성이 다른 여러 문중이 모여 살았는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이웃 간 불화의 씨앗이 돼 문중 간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산세가 개가 짖는 형상이라 마을이 시끄럽다"는 한 나그네의 말을 들은 뒤 마을 형상 중 개 주둥이의 송곳니 위치쯤 되는 동구 밖 논 한가운데에 날카로운 바위 세 개를 세우고, 개의 앞니 위치쯤 되는 마을길 입구에도 바위 두 개를 놓아 개가 짖지 못하도록 하고 '재갈바위'로 명명했다. 또 싸움의 발단이 되는 온갖 말들을 사발에 담아 마치 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개 주둥이 형상의 주둥개산에 묻어 '말무덤'을 만들었다. 그 이후로 마을은 평온해지고 지금까지 두터운 정을 나누고 있다고 군지는 전하고 있다.

예천군은 최근 이 말무덤 주변 부지 3천297㎡에 1억5천600만원을 들여 말과 관련된 격언비 13개를 설치하고 체육'편의시설을 마련해 가족 단위 또는 학생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꾸몄다. 말무덤 주변을 산 교육장으로 탈바꿈시켜 현대인의 말에 대한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예천군 관계자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말무덤을 인근 회룡포~삼강주막과 연계해 관광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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