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대구 오피스텔 시장이 지쳤다. 오피스텔 분양 성적이 초라한데다 좋은 입지 여건을 내세워 분양 청사진을 내세웠던 곳도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과공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주택 정책 변화로 뭉칫돈이 아파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에서 분양된 오피스텔(도심형 생활주택 포함)은 12개 단지 4천413가구에 이르며 올해에도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36% 정도인 10개 단지 4천684가구가 오피스텔 물량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대구 A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률이 30%를 약간 웃도는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선 1년간 임대료를 확보해 준다는 유인책을 썼지만 예상 밖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첫 삽을 뜨지도 못한 곳도 생겨나고 있다. 시공사가 무더기 미분양을 우려해 공사 맡기를 꺼리는 탓에 분양 예정단지 중 상당수는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구 동구 귀빈예식장 자리에는 1천 가구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건립을 지난해 계획했지만 최근 사업이 오리무중이다.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귀빈예식장 부지에는 지하 5층 지상 29층 규모로 1천104실의 오피스텔 건축 허가가 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며 예식장 영업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귀빈 예식장 오피스텔 사업이 자금조달 등의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일각에선 경매설도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범어네거리 오피스텔의 경우 최근 서울의 1군 업체가 시공을 맡기로 했으나 내부적으로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이 부지는 지역 한 중견 건설업체 역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옆 부지도 공사 가림막만 수년째 두른 채 오피스텔 공사가 지지부진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1∼2인가구 급증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에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심형 생활주택 분양이 급증하고 있지만, 지역 1~2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미분양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오피스텔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원룸 등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시기에 맞춰 임대 수익형 부동산이 뜨면서 다가구 주택은 2000년 3.1%에서 2010년 6.8%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서울의 경우 20~30대 초반 젊은층이 1~2인 가구의 중심이지만 대구시는 젊은 1~2인 가구는 감소하는 반면 50대 이상 장노년층 중심의 홑 가구는 증가하는 등 인구 연령대와 구성비가 도시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복병이다.
내외주건 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대구 3인 이상가구 비중은 절반을 넘는 5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1~2인 가구 비중이 13.9%나 느는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구 인구 구성비(2010년 기준)를 살펴보면 1인 가구가 22%, 2인, 3인가구가 각각 23%, 4인가구 이상이 32%를 차지하고 있다.
내외주건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과 대구가 비슷하게 1인 가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대구는 다른 도시와 달리 중장년층 1, 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오피스텔 수요층이 점점 얇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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