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하는 국회' 만들겠다고 한 지가 언젠데…

대정부 질문 때 의원 59명만 참석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이 있었던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출석을 체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본회의 사회를 맡은 박병석 국회 부의장이 의원석이 텅텅 비어 오후 2시 제때 본회의 속개가 되지 않자 출석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것이다.

박 부의장이 호명한 출석 의원들은 전체 300명의 의원 가운데 59명뿐이었다. 의사정족수(전체 의원 수의 5분의 1)에 1명이 모자라는 바람에 본회의는 20여 분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대구경북 출신 지역구 의원 27명 중 출석 체크 당시 자리를 지킨 의원도 4명에 불과했다.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의원은 정희수'류성걸'이종진'홍지만 의원이 출석 명단에 포함됐다. 나머지 의원들은 회의와 지역구 활동 등을 이유로 본회의에 불참했다.

박 부의장은 "(이들은)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에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참석해주신 분"이라며, "의사국은 이 명단을 꼭 회의록에 기록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가 늦어지면서 정홍원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텅 빈 의원석을 바라보며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19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는데 본회의장에서 의원 출석을 부르고, 의사정족수에 미달돼 회의가 연기되는 낯뜨거운 장면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달성)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맞은편에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빤히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정족수를 못 채워 회의가 20여 분간 열리지 못해 부끄러웠다"며 "1년에 본회의가 몇 번 열리지도 않는데 이런 광경을 보여주면, 안 그래도 국회의원에 대해 쌍심지를 뜨는 국민들이 뭐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기습 출석 체크는 이명박정부 마지막 대정부질문이 열린 올해 2월 14일에도 한 차례 더 있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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