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들어서면 키보다 큰 얼굴 하나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얼굴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미묘한 표정을 가득 품고 있다. 슬픈 얼굴, 비웃는 듯한 표정, 무심한 표정 등 열 개가 넘는 거대한 얼굴들이 나를 바라보면, 그 얼굴 앞에 선 나 역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인간'에 일관되게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 심윤의 개인전이 28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HEAD'시리즈에서는 머리의 형상을 확대시킴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한다. 작가는 얼굴을 그리고 있지만 초상화의 개념이 아니라 인체에 붙어있는 머리를 빌려와 껍데기만을 그린 일종의 정물화처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시선은 관람자를 응시한다. 작가의 작품은 응시하는 표정이다. 인간성의 위기상황과 불안을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부정하려는 시선으로 무언가에 대한 호소의 표정이다. 그 표정은 인간적이지 못한 것에 대한 호소의 눈빛이라 할 수 있다. 얼굴을 아주 세밀하게 극사실로 표현하면서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한 우리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한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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