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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지지 않는 아동학대 멍드는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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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등 신고·적발률 증가…가해자 잘못 인식 못하기도, 교육 상담 기

#1. 지난 2월 초 A(39) 씨는 부인 B(34) 씨와 두 딸이 방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B씨가 두 딸에게 강제로 수십 알의 신경안정제를 먹인 후 자신도 먹고 쓰러진 것이었다. 병원으로 옮겨 목숨을 구했지만 이후에도 B씨는 두 딸을 방치하고 학대해 결국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나서 두 딸을 어머니에게서 떼어내 보육시설로 옮겼다.

#2.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C(11) 양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 어머니가 지난해부터 아무 이유 없이 C양의 등교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초등학교 4학년으로 진학해야 하지만 출석 일수 부족으로 진학이 미뤄진 상태다.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C양의 어머니를 만나 설득했지만 C양의 어머니는 계속 주소지를 옮겨다니며 C양을 학교에 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3. D(33) 씨는 생후 2개월 된 자신의 아들이 밤마다 울어대는 소리를 참을 수 없다는 이유로 아들을 침대에서 밀어 떨어트리고 울어도 돌봐 주지 않는 등 학대 행위를 했다. 이웃으로부터 D씨의 학대 행위를 신고받은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D씨를 아동학대 및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D씨의 부인과 아들은 가정폭력피해자쉼터로 보내 심리치료 등을 받게 했다.

아동학대가 숙지지 않아 동심이 멍들고 있다.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전문기관에 신고된 건수는 361건으로 2010년 301건에 비해 19.9%(60건) 증가했다.

지난해 신고된 361건 중 180건(49.9%)이 아동학대로 판정받았다. 이는 2010년 아동학대로 판정받은 비율(301건 중 129건, 42.8%)보다 7.1%p 높은 수치다.

아동학대의 정도가 심한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경찰에 가해자를 고발하기도 하는데 지난해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180건의 아동학대 신고 중 30건을 경찰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인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과장은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면서 예전에는 그냥 넘어가던 행동을 아동학대로 파악하고 신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게다가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CCTV 등 감시장치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발률 또한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가해자의 대부분이 자신이 저지른 아동학대 행위가 '학대가 아니다'고 느끼거나 학대인 줄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고 양육 기술의 부족 등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신고 및 적발은 늘고 있지만 현행 법체계만으로는 아동학대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다. 특히 아동학대로 판정이 났을 경우 피해 아동과 가해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 및 교육을 받도록 돼 있다. 문제는 아동복지법에 가해자가 상담 및 교육을 받지 않아도 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김정덕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이 대부분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사설기관이다 보니 가해자 교육'상담에 강제권이 없다"며 "이 때문에 개인적 사정을 핑계로 교육을 받으러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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