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강인한 성격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가장입니다. 그런데 요즘 고등학생인 아들이 학교생활 부적응 문제(대인관계 기피'가출 등)를 일으키고 저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해서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일 때문에 너무 바빠 아이들 양육에서 다소 멀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불안을 해결하려고 오히려 아이들을 엄격한 규칙과 처벌로써 강하게 키웠습니다.
그 결과, 언제부턴가 아내와 아이들은 연합하여 저를 소외시키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아내는 그저 방관할 따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정에서의 제 위치는 작아만 가고 권위는 추락해 가고 있습니다. 외롭고 쓸쓸합니다. 아버지로서 존경도 받고 싶고 아내에게 인정도 받고 싶습니다. 늦었지만 그간 부족했던 아버지 역할을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간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가족의 평안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살아오셨으나 자식들은 궤도에서 일탈하고 있고, 가정에서는 아버지로서의 위상이 보존되지 않고 있으니 귀하의 심정이 얼마나 쓸쓸하고 허탈하기만 할까요.
자녀에게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또 다른 경험을 전해줄 수 있는 중요한 '대상'입니다. 흔히 어머니가 자녀 교육에서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를 권한다면, 아버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를 권하는 시각의 차이를 보입니다. 이처럼 자녀 양육에 아버지의 역할이 더해질 때 보다 균형 있는 자녀성장을 촉진하는 법입니다.
돌이켜보면 귀하도, 가장의 책임을 다하느라 사회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반면, 양육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맡기다시피 해 오신 것 같습니다.
이런 가족의 심리적 환경은 자녀들에겐 아버지의 존재가 '심리적으로 부재(不在)'한 상태가 되어 아버지의 따뜻한 가르침과 든든한 보호가 아이들 마음에 '내재화'(內在化) 되는 데 한계를 주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부재로 아이들은 사랑받지 못하고고 관심 받지 못한다는 '심리적 박탈감'과 자기가 소중한 존재라는 '자아 존중감'의 결손, 그리고 사랑의 배고픔이라는 '공허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면 반드시 '그때, 거기서, 받아야 할 사랑의 공급량' 만큼을 대체하기 위해 '지금, 여기서' 그에 대한 결핍을 채우려는 왜곡된 노력들이 필사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것이 이른바 청소년들의 일탈행위요, 문제행동들인 것입니다. 이런 현상들은 마치, 우리가 질 좋은 5대 영양소로 지어진 밥을 원했지만 그것이 주어지지 않으면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대체음식인 인스턴트 음식을 찾게 되고 그마저 없으면 나무뿌리나 열매 등을 통해 '배고픔과 공허함'을 만회하여 생존을 유지시키려는 것과 같습니다. 그 결과 신체적, 심리적 질병을 가져오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필자의 표현으로 말해 보자면, 지금 귀하의 자녀들의 학교 부적응적 일탈행동은 그간 '야단치기, 비난하기, 비교하기, 평가절하하기, 금지하기' 등의 대체음식만 먹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부부가 합심하여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심리적 5대 영양소인-사랑해 주기, 관심 가져주기, 함께 시간을 보내주기, 칭찬해주기, 도와주기'를 재공급해 주어야 할 시기입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성공적인 자녀양육의 전제에는 부부의 화평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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