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9일 신임 사무총장에 박기춘 현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원내를 진두지휘한 당의 서열 2위 원내대표를 당의 살림꾼인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를 두고 파격이냐, 무례냐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김 대표의 제안을 처음엔 거부했지만, 곧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삼고초려를 하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총장은 2004년 17대 총선 때 경기 남양주을에서 당선되고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주요 당직 인선안을 논의했으며 김관영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혁신의 지침을 가장 강단 있게 실천해 낼 적임자로 박기춘 현 원내대표를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선은 대선 패배 후 계파 갈등에 휩싸여 표류해온 당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한편으로 당 혁신 작업을 속도 있게 진행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신임 총장은 이른바 '김한길 직계'가 아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연말 비주류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되는 등 계파 색이 옅은 편이다. 박 총장은 15일 새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겸직하게 된다.
박 총장을 기용한 '파격 인사'는 김 대표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선 내용을 알릴 때까지 지도부조차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철통보안 속에 이뤄졌다.
당헌'당규 개정으로 인사에 관한 전권을 거머쥔 김 대표는 회의에서 "엄중한 시간인 만큼 연습할 시간이 없다"며 박 총장 임명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김 대표는 5'4 전대 직후 일찌감치 박 원내대표를 사무총장으로 낙점, 고사의 뜻을 밝힌 그를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수락의사를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안 하겠다면 항명"이라는 말까지 했으며 박 총장은 결국 "수문장이라도 하겠다"며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신임 홍보본부장에 박광온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 전략기획본부장에 비주류의 최원식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박 전 대변인의 경우 문 전 후보 캠프에서 일한 경력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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