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 이성민 대구 중구 홍보대사 나서

"골목마다 젊은 시절 추억…20년 전 대구 중구에 진 빚 갚고파"

"대구 중구에 20년 전 진 빚을 갚으러 왔습니다."

'제2회 중구 구민의 날 행사'가 열린 10일 오후 대구 중구 약령시에 배우 이성민(44)이 떴다. 대구 중구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기 위해서다. 그는 중구에 갚아야 할 빚이 있기 때문에 중구 홍보대사로 선뜻 나섰다고 했다.

"대구 도심 골목골목마다 젊은 시절 추억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땐 큰 풀 통과 양쪽에 포스터 200장씩을 끼운 채 포스터를 붙이러 다니다 걸려 중구청에 여러 번 불려 갔었습니다."

대구 중구와 이성민의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북 영주에서 연극배우의 꿈을 키우던 스무 살 때, 오직 연극만을 생각하며 대구에서 온 연출가 이강일 씨를 따라 무작정 대구로 향했다.

그때부터 10년간 그의 연기력을 다진 곳이 대구 중구다. 첫 무대로 섰던 동아쇼핑 옛 동아문화센터, 설레는 마음으로 섰던 옛 대백소극장 무대, 끼니를 때우기 위해 갔던 막걸릿집, 극단에서 만난 아내와 즐겨 갔던 분식집, 불법 포스터 부착으로 진술조서를 썼던 중부경찰서 등. 대구 중구 구석구석에 그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묻어 있다.

그래서 그는 어디를 가든 '대구출신', '연극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 자신을 소개한다. 그의 연기인생 밑거름을 쌓은 곳이 대구이며, 연기의 첫발을 디딘 곳이 연극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는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과거의 흔적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줘서 참 감사하다"며 "요즘 대구의 옛 도심이야기를 되살린 골목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옛것을 잘 보존하는 것만큼 훌륭한 관광자원은 없다. 대구 도심 속 보물들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 씨의 주요 작품으로는 드라마 골든타임, 더킹투하츠, 브레인 등과 영화 부당거래, 해결사 등이 있다. 1992년 대구연극제 신인연기상을 시작으로 지난해 MBC 연기대상 '올해의 연기자 상'과 올해 제8회 골든티켓어워즈 '연극 남자배우상' 등을 받으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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