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저녁까지 부지런히 일하는 민족은 두 민족이 있다는 말이 있다. 바로 우리 민족과 유태 민족이다. 그런데 돈 쓰는 습관을 가르치는 방법은 두 민족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용돈을 줄 때 쓰라고 주지만, 유태인 부모들은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용돈을 준다. 돈 쓰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길러지는데 이것은 용돈 교육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용돈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돈에 대해 빨리 알게 된다. 미국에서 연구한 '어린이들의 경제행동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빠르면 3세부터, 적어도 5~6세부터는 돈에 대한 욕망을 갖기 시작하므로, 본격적인 용돈 교육은 수 개념이 자리 잡는 6~7세에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
2∼4세에는 수 개념이 자리 잡기 전이기 때문에 동전 알아맞히기 놀이나 돈 세는 법을 익히는 잔돈 세기 및 종이돈과 동전의 차이 등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5∼8세에는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면서 저축 습관 익히기, 엄마와 함께하는 쇼핑놀이, 물건 사기 놀이를 해보는 것이 좋다. 9∼10세에는 모아뒀던 돼지저금통을 함께 은행으로 들고 가서 통장을 개설하여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 주도록 하자. 11∼13세에는 혼자서 은행에 가서 통장 개설하기 및 할인쿠폰을 찾아 물건 사기 등이 좋다.
경제 교육은 다른 어떤 교육보다도 가정에서 부모가 가르쳐 주는 것이 최선이다. 부모가 먼저 가계부를 작성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부모가 가계부를 쓰는 것처럼 아이에게도 용돈 기입장을 기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도록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용돈을 부모로부터 받고 있으며 그 액수도 다양하다. 아이들이 받는 용돈의 액수는 일주일에 적게는 몇천원에서부터 몇만원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저학년일 때보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부모가 주는 용돈의 양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만을 표시한다.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주는 용돈의 액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들이 용돈을 어떻게 어디에 써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각 가정에서 용돈의 액수를 정할 때에는 하나의 중요한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용돈을 받을 아이와 그 용돈을 줄 부모와의 충분한 협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이와 협의를 수월하게 하려면 용돈 교육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의 중요성과 용돈의 사용처에 대해 충분히 교육하고 아이와 협의를 통해 빠듯한 정도의 돈을 용돈으로 지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빠듯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일까? 대체로 초등학교 저학년에 2천원을 곱한 금액, 고학년은 학년에 1천500원을 곱한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매주 2천원, 2학년은 매주 4천원, 4학년은 1천500원을 곱한 6천원 정도를 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용돈을 관리하는 훈련을 하는 데 적절한 금액이 될 수가 있다.
용돈 교육을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이 경제를 배우는 첫 번째 교육이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경제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아이들이 '경제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용돈 교육을 통해 합리적인 사상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글 김상규(대구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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