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는 치킨 본고장] 국민 간식의 대명사

지역브랜드 잇단 전국 석권 외국서도 '치킨 한류'

◆치킨의 진화

1960년대 중반, 짧은 기간에 키우는 '육계' 사육이 늘어나면서 닭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자연적으로 닭 가격도 낮아졌다. 이때부터 '통닭구이'를 중심으로 닭고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 식용유가 보급되면서부터 '튀김통닭'이 인기를 끌었다. 이 무렵까지 밖에서 사 먹는 닭고기의 통칭은 '통닭'이었다.

1977년 '림스치킨'이 국내 최초로 튀김통닭으로 프랜차이즈를 도입했다. 한국 최초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도 1979년 1호점을 내면서 조각치킨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시내버스비가 60원이었으나 프라이드 한 조각의 가격은 무려 450원이었다.

1980년대 중반 '마니커'(1985년), '하림'(1986년) 등 대형 닭고기 생산업체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치킨시대가 열린다. 프라이드치킨을 위주로 수많은 브랜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치킨의 맛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은 바로 양념치킨이다. 양념치킨의 등장은 새로운 치킨시대를 열었다.

1982년 대전에서 문을 연 '페리카나치킨'을 필두로 양념치킨은 90년대 말까지 치킨업계를 평정했다. 그때부터 치킨은 국민들이 즐기는 영양 만점 메뉴로 사랑을 받았다. 특히 '프라이드 반, 양념 반'이란 메뉴가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양념치킨의 아성은 '교촌치킨'과 찜닭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교촌치킨은 1991년 경북 구미시의 작은 치킨집에서 출발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장소스치킨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교촌치킨은 현재 1천여 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1990년대 초에는 '춘천닭갈비'가 반짝 호황을 누렸다. 닭갈비는 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2000년부터는 매콤한 맛의 안동찜닭 등이 등장하면서 찜닭시대를 열었다. 요즘은 웰빙 바람이 불면서 튀긴 치킨보다는 트랜스 지방이 적고 칼로리도 낮은 구운 치킨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대구경북 치킨집 3천 곳 넘어

치킨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치킨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비결은 다양한 맛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대표 간식의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배불리 먹고 나서도 며칠 뒤면 또 생각난다. 치킨은 그 맛을 끝없이 진화시키면서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다. 새로운 치킨의 요리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치킨은 이런 까닭에 다른 먹거리에 비해 유행을 타지 않고 장수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메이저급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상당수가 대구경북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대구에는 3천여 곳이 넘는 치킨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몇 집 건너 치킨집'이란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치킨집이 많은 것은 유명한 프랜차이즈점을 2천만~3천만원 정도로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자본금에다 조리 기술을 배우는 것도 다른 음식에 비해 쉽다는 점도 이유이다. 하지만 치킨시장의 현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치열한 영업경쟁이 펼쳐지면서 창업 후 몇 개월 만에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세계로 진출

빠른 배달 서비스와 독특한 양념 맛을 앞세운 한국식 치킨이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양념치킨 맛에 매료되고 있는 것. 해외시장의 반응이 좋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주지역과 동남아에서는 한국 특유의 양념치킨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랫동안 프라이드치킨만 먹어본 현지 사람들은 간장, 마늘, 고추장으로 맛을 낸 한국 치킨의 색다른 맛에 열광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창업한 '교촌치킨' '땅땅치킨'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등은 몇 년 전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본사를 서울로 옮긴 교촌치킨은 2023년까지 35개국에 2천여 개의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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