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에는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다. 1954년 국내에 처음으로 TV가 소개된 뒤, 1980년 컬러 방송으로 전환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TV 화면 앞에 사람을 꼼짝하지 못하게 붙들어 둔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 영화(榮華)가 끝날 것 같지 않더니 1990년대 중후반에는 컴퓨터가 TV의 자리를 물려받았고, 이젠 스마트폰이 이어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200만 명을 넘어서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승객이 훨씬 더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특별한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답한 비율이 74%나 된다. TV, 컴퓨터 시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완전 '손 안의 바보상자'인 셈이다.
스마트폰은 여러 재미를 주지만, 사용자가 필요한 다양한 앱(애플리케이션, 응용 프로그램)을 찾고, 사용하는 재미가 으뜸이다. 기종에 따라 애플이나 구글의 앱 스토어에서 유'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하는데 양쪽의 앱 스토어에 등록된 것이 200만 개에 이른다. 웬만한 머리로는 어떤 아이디어를 내봐야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매일 수십~수백 개씩 새로운 앱이 등록된다고 하니 범인으로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그 폐해도 많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학교에서 나타난다. 초'중'고 할 것 없이 학교는 스마트폰 비상이다.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화벨, 문자음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시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려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아예 학교에는 가져오지 않도록 지도하고, 등교 때 강제로 거두기도 하지만 분실위험이 있고, 돌려주기도 번거롭다고 하소연이다.
최근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재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됐다. 공주교대와 한 중소기업이 공동 개발한 '아이스마트키퍼'다. 전화나 문자 등을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앱이다. 학부모용도 있어 이를 설치하면 자녀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골머리를 앓는 정도가 좀 줄 것 같기도 하다. 현재는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활용 중이고, 홈페이지(www.iSmartKeeper.com)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 내려받기도 된다. 대구시교육청도 이 앱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 필요하다면 빨리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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