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경제위기의 정치학

경제위기의 정치학/울리히 벡 지음/김희상 옮김/돌베개 펴냄

2010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재정위기를 경험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유럽으로 옮겨 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적 사회사상가이자, 리스크(위험) 이론으로 현대사회의 항시적 위험을 경고했던 '위험사회'의 저자 울리히 벡은 유로화의 위기는 경제 문제만으로 환원할 수 없다고 일갈한다. 금융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위기 발생의 가능성은 항상 상존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유로화의 위기가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항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임을 분석하며, 이 리스크를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정치적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유로화의 위기가 채무국이 온전히 책임을 지고 고통을 인내해야 하는 문제도 아니고, 채권국이 채무국의 주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 것. 저자는 "유럽 통합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므로, 유럽 전체가 소통하고 협력해서 해결해야 할 리스크"라고 밝힌다.

울리히 벡은 "제도적이고 추상적인 유럽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진정한 공동체로서의 유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유럽을 위한 사회계약'을 제안한다. 금융거래세금 등 은행에 부과하는 세금과 기업의 수익 일부에서 충당해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이런 방식을 통해 '고삐 풀린 리스크 자본주의'를 견제함으로써 위기의 원인을 제공하는 주체에게 결과를 책임지도록 하는 한편, 유럽은 개인을 위한 공동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얻게 된다는 주장이다. 182쪽, 1만2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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