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낮엔 공익근무, 밤엔 술집, 성범죄 전과…두 가지 얼굴

여대생 살해범 조씨, 2년 전 울산서 여아 성추행

성범죄 전과자, 공익근무요원….

대구 여대생 A(22)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용의자 조명훈(24) 씨는 세 얼굴을 갖고 있었다. 여자 아이를 성추행한 전과자였으며, 낮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뒤 밤에는 술집을 전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부터 대구의 한 도시철도 역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공익 근무를 하고 있는 조 씨는 주말 저녁이 되면 중구 삼덕동의 한 술집에 들러 유흥을 즐겨왔다. 지난달 25일 새벽 조 씨가 숨진 A씨를 처음 만난 곳도, 1일 조 씨가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곳도 이곳 술집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2녀 1남 중 장남으로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혼자 살아왔다고 한다. 현재 조 씨는 한 달 넘게 사귄 대학생 여자친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일한 도시철도 역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달 A씨 시신을 버린 다음 날부터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3일간 병가를 내고 이틀만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 관계자는 "조 씨는 평소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으로 자주 병가를 냈으며 지난주 출근했을 때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며 "사건 소식을 듣고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 관계자는 "성범죄 전과가 있어도 현역이 아닌 공익으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지난 2011년 1월 울산에서 여자 아이를 성추행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적이 있는 성범죄 전과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와 같은 건물에 사는 안모(54'여) 씨는 "조 씨를 만난 적도 없으며 성범죄자가 같은 건물에 산다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같은 건물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섬뜩하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씨의 원룸 옆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5) 씨는 "평소 새벽 3시까지 일하는데 조 씨가 시신을 옮긴 날은 축제 기간이라 자정쯤 문을 닫았다"며 "이런 무서운 일이 코앞에서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쫙 돋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1일 오후 5시 20분쯤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2차 조사를 받고 나왔을 때 "피해여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해요"라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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