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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아이의 문제행동은 부모의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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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의 일이다. 귀엽고 잘생긴 얼굴을 한 초등학교 남자아이가 '함구증'이라는 부모의 진단을 달고 상담뜨락에 앉게 되었다.

부모는 아이가 장기간 말하지 않으므로 인해 풀풀 풍겨내는 긴장을 견디다 못해 아이를 데려왔지만, 아이는 여전히 완강한 자세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 귀여운 투쟁을 하는 소년에게 필자는 의미 있는 말을 건넸다.

"사람들이 너를 보고 말하지 않는 아이라고 해서 넌 참 답답하겠구나. 선생님이 볼 때는 넌 말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말하기 싫을 정도로 나는 매우 화가 나있고, 사는 게 재미가 없고 희망이 없어서 지쳐 있어요' 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지 않니?" 라고 했을 때, 아이는 빙그레 웃더니 마침내 "네" 라고 짧은 외마디 같은 대답을 기적처럼 하는 것이 아닌가!

'말하지 않는 것도 말이다'라는 말로 아이에게 공감적 이해를 해준 필자조차도 이 외마디의 'Yes'란 말에 요동되기 시작했다. 필자는 갑자기 어린 소년에게 비로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한 걸까.

"이야~! 넌 아주 잘생긴 얼굴에 듣기 좋은 목소리까지 가졌구나. 그래, 네가 지금처럼 이렇게 말할 수 있음에도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을 때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었을지 아주 궁금해지는구나. 어떠니?"라는 말로 아이의 무의식 속에 있는 행동의 속내를 기다렸을 때였다.

아이는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문지르듯 하다가 한참만에 "엄마, 아빠가 골탕 먹는 모습요…" 하며 계면쩍게 웃고 있는 게 아닌가.

긴장이 해결되었을 때 터져 나오는 박장대소 같은 웃음이 필자의 머리를 스쳤다.

그 후 필자는 여유를 갖고 아이의 문제행동에 깊은 '공감적 이해'를 해주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서는 한편 부모의 부부 갈등에 대한 실타래를 풀어내는 치유작업을 병행하였다.

새로운 양육의 모습이 시작될 때, 아이는 드디어 가족상담에서 부모의 말에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오열하듯 터지는 부모의 감동 울음소리는 아이를 향한 또 다른 언어였다.

가족치료에서 '아이의 증상은 부모의 증상이다'라고 말한다. 부모가 달라질 때, 아이의 문제행동도 경감되는 것이리라.

김미애(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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