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조속한 재가동, 남북한 정부가 피해 보상"

입주 업체들 정상화 기대…대구지역 3개社도 엄청난 손실

개성공단 사태가 철수 65일 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12일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성공단 정상화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지역업체들도 가동 중단 재발 방지를 촉구하면서 조속한 사업 재개를 바라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 피해 눈덩이

지난 4월 3일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경을 금지시키면서 시작된 개성공단 잠정 폐쇄는 지난달 3일 홍양호 공단관리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최후 잔류 인원이 귀환하면서 공단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 멀어져갔다.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 업체는 공장을 가동할 수 없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여기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이라는 이유로 회사가 위험성이 크다는 이미지를 안게 돼 많은 거래선이 끊기기도 했다.

개성공단 전체 입주업체 123개 가운데 대구지역 업체는 평안, 서도산업, 웅피케이스 등 3곳으로 이들 업체는 개성공단에 160억원가량의 시설 투자를 했다가 잠정 폐쇄로 금전적 손실과 신뢰도 하락 등을 겪었다.

낚시 가방과 노트북 가방 등 특수 가방을 제조하는 '웅피케이스'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이후 많은 거래처를 잃었다. 2008년 3월부터 10억원을 투자해 개성공단에서 가방을 생산해 왔지만 잠정 폐쇄 이후 대형거래처 2곳이 거래를 취소했다. 이 회사는 대구에서 디자인과 물류 업무를 처리하고, 제품 생산을 100% 개성공단에서 했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크다.

이불을 생산하는 '평안'은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할 당시 월 매출이 4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평안은 봄철 이불을 개성공단에서 생산했는데 이 물량을 가져오지 못한 채로 여름이 다가와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는 상태다. 강진구 상무는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 곧바로 가을 이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정상화가 되려면 한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단 정상화와 손실 보상 요구

개성공단 기업들은 남북 장관급 회담 소식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 남북한 정부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 방지도 요구하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7일 간담회를 열고 "남북한 정부는 어떠한 정치'외교적 상황에서도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합의해 달라"며 "조업 중단에 대한 우리 기업과 협력사, 양측 근로자들과 관계자들이 입은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에 대한 보상을 합의해 달라"고 밝혔다.

또 "정상가동을 위한 시설 점검을 위해 우리 기업인들이 하루 빨리 출경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현상 비대위 피해대책위원장은 "피해 규모를 100% 파악하지 못했다"며 "95% 정도 실태조사가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통일부 지원단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권(서도산업 대표) 비대위원장은 "개성공단은 우리 민족의 화해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한 소중한 통일의 마당"이라며 "남북 정부 간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을 환영한다. 입주기업들은 한 가닥 희망이 생긴 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잘 버텨낼 것이라고 본다"고 심경을 전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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