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블랙홀' 중국… 전시시장 폭풍 흡입

2001년 개관 상해신전시장 실내외 30만㎡ 아시아 최대 년 80회 '

웅장한 상해신국제전시장의 전경.
웅장한 상해신국제전시장의 전경.
관람객이 이동하려고 무료로 이용하는 전기차.
관람객이 이동하려고 무료로 이용하는 전기차.
전시관 앞에 야외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쉬고 있다.
전시관 앞에 야외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쉬고 있다.

이달 10~13일 제16회 상하이텍스가 열렸던 중국상해신국제전시장(SNIEC). 전시관 규모와 붐비는 인파는 중국 전시컨벤션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했다. 이 전시장은 2001년 개관 후 여러 차례 증축해 현재 17개의 전시장을 갖췄다. 이 전시장은 규모를 앞세워 크고 작은 전시회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에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전시장을 추가로 건설해 세계 전시산업 석권을 노리고 있다.

◆세계적 전시장 '우뚝'

SNIEC는 중국 업체와 독일 3개사가 합작투자해 2001년 개관했으며 상하이 푸동 롱양루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 규모(실내 전시면적 20만 ㎡, 실외 10만 ㎡)의 전시장이다. 이 전시장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야외 공간을 중심으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기둥 없이 박스 형태로 이뤄진 전시관은 총 17개 관으로 서편 7개 관(W1~W7), 북편 5개 관(N1~N5), 동편 7개 관(E1~E7)으로 구성돼 있다. 각 전시관 규모는 1만1천547 ㎡로 대구의 엑스코 신관(1만400 ㎡)보다 크다. 쉽게 말해 엑스코 신관이 17개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개관 당시에는 4개 전시관으로 이뤄졌지만 이후 13개 관을 더 지었다. 확장 공사에 투입된 금액만 8천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 1개의 고층빌딩과 3개의 메인로비, 20개 창고, 2개 다층대형개폐식주차장, 5개 실외주차장(수용가능대수 4천730대)으로 구성됐다.

워낙 규모가 커 무료 전기차가 구간마다 수시로 운행하면서 사람들을 이동시킨다. 이 전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공간활용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자투리 공간인 각 전시장 사이의 통로는 회의실이나 미팅룸, 푸드관 등으로 꾸며놓았다. 또한 드넓은 야외 중앙 공간은 필요할 때 천막을 치고 야외 전시장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돼 있다. 또한 주변의 도로와 주차장은 최대한 녹색으로 꾸며놓았다.

상해신국제전시장 관계자는 "전시장에는 비즈니스센터와 우체국, 은행, 호텔, 세관, 운송관리, 광고 등 웬만한 서비스 센터들이 갖춰져 있어 한 장소에서 편익을 최대한 제공한다"고 말했다.

SNIEC는 2001년 개관 이래 눈부신 성장을 해오면서 최근에는 매년 80회 이상의 대형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SNIEC는 이 같은 성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전시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상하이 도시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시산업 석권 노리는 중국

중국은 SNIEC에 만족하지 않고 또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2014년 말 완공, 2015년 운영을 목표로 상하이 홍차오(虹橋)공항 맞은 편에 50만 ㎡ 규모의 세계 최대 전시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기존 세계 최대 전시산업 도시인 독일 하노버 박람회장(47만 ㎡)을 넘어서는 규모다. 새 전시장이 건립되면 중국은 기존 상해신국제전시장 규모(20만 ㎡)를 합쳐 70만 ㎡가 넘는 전시공간을 보유하게 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일산 킨텍스(10만 ㎡)의 7배 규모이자 엑스코(2만2천 ㎡)의 30배가 넘는다.

새 전시장은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시 정부가 7대 3 비율로 투자해 만들어진다. 새 전시장 건설은 세계적인 상해신국제전시장이 독일자본을 유치해온 까닭에 중국으로서는 큰 이득을 얻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여겨지는 전시산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세계 전시컨벤센산업의 최대 강자로 등극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코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엑스코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3~5층 공간활용을 연구해야 한다. 전시회에서 업체들은 3~5층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엑스코 문현호 대리는 "엑스코가 중국처럼 규모로 승부를 겨루는 것은 무리다"며 "지방 전시장은 2만~3만 ㎡ 정도만 되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엑스코의 다층 구조를 잘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비슷한 종류의 전시회를 동시 개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내년에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대한민국 국제섬유기계전섬유기계전을 동시 개최하는 것처럼 성격이 비슷한 전시회를 합쳐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 이러면 현재의 공간으로는 협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전시장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하이에서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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