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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곰돌이 베개에 집착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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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맞벌이 부부로 다섯 살 난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직장 때문에 아이를 출생 때부터 대여섯 명쯤 되는 이웃집이나 친척들 손을 빌려 양육해 왔고 저희는 아이 버릇이 나빠질까 엄격하게 규제를 하며 아이를 대해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최근 들어 이상한 집착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베고 자던 곰돌이 인형베개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습니다. 잠을 잘 때는 물론이고 밥을 먹을 때도 곰돌이 베개 인형을 안고 먹으려 하고, 어린이집에 갈 때도 어김없이 곰돌이 베개를 가져갑니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 때도 꼭 안고 갈 정도로 집착하고 있습니다. 혹여 이를 제지하려 하면 집안은 한바탕 울음바다로 난리가 나고 심지어는 자기 머리를 마룻바닥에 찧거나 손톱을 물어뜯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가 단순히 떼를 쓰는 수준을 넘어 자기 신체 일부를 자해하며 물건에 집착을 보이는 행동을 하면 젊은 부모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었을 것입니다.

유아는 대개 4, 5세까지는 자기가 아끼던 물건에 대한 관심이나 집착을 보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져 간다면 아이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갖고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특히, 귀하의 자녀 경우는 최근까지 여섯 명의 서로 다른 양육자에 의해 키워져 왔으므로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안정되고 일관성 있는 양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양육 과정에서 너무 자주 바뀌는 양육자들에 의해 불안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의 양육에 적응하려 하면 새로이 양육자가 바뀌는 바람에 자기를 돌봐주던 정들었던 사람은 곧 자기를 떠나버리더라는 불안하고 믿을 수 없는 초기관계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사람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정서적으로는 불안과 분노, 우울 성향을 발달시켜 격리불안과 강박적인 집착과 자해적 행동으로까지 발전되어 온 것 같습니다.

이로 볼 때, 아이는 곰돌이 인형 베개만큼은 자기를 떠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늘 함께 외로운 자기를 지켜주는 존재로 느껴 믿을 것은 곰돌이 베개뿐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현대 정신분석학인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이 같은 물건을 '중간 대상'이라고 일컫는데, 아이는 자기가 필요로 하는 안정적인 양육이 제공되지 않으면 그를 대신하여 줄 물건에 대한 집착을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분리하려 하면 자기가 유지되지 못할 것 같은 '극심한 불안'의 표현으로 자해적 행동까지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부부는 아이에게 마음과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정서적 지지와 아이가 자기를 '가족 속의 존재감'을 통해 느끼게끔 새로운 가족관계를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시간을 두고 곰돌이 베개 인형에 대한 집착에서 분리되어 나올 수 있도록 '대체물로서의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적어도 곰돌이 인형보다는 훨씬 의미 있고 자기를 지켜주는 사람으로서의 부모의 존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돌봄'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부모의 허용적이고 일관적인 긍정적 돌봄은 아이의 불안과 분노의 감정으로 표현되는 자해적 행동마저 경감시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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