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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도시철도 3호선은 은하철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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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백작에 의하여 엄마를 잃은 철이는 복수를 위하여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은하철도 999호의 승차권을 훔치지만 경찰에 체포될 위기에 처한다. 그런 철이 앞에 신비의 여인 메탈이 나타나고 그 여인으로부터 승차권을 받아 무사히 목적지인 안드로메다에 도착한다.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목표한 곳에 도달한다는 일본의 만화영화이다.

요즈음 대구는 도시철도 3호선을 놓고 당초에 계획이 잘 되었느니, 잘못되었느니 논쟁이 뜨겁다. 대구시와 도시철도 관계자들은 도시철도 3호선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으며, 내용을 잘 모르는 시민들은 도시철도가 엿가락처럼 늘어져 도시미관을 해치고, 흉물로 전락했다가 언젠가는 철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도시철도라면 지하철로 건설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공미술이 발달하고, 건설비도 저렴하여 오히려 지상철로 건설하는 추세다. 철도 운영의 주체도 '지하철공사'에서 '도시철도공사'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천 월미도 경전철이나 용인 경전철이 사회적인 이슈가 됨으로써 대구도시철도도 준공을 앞두고 시민들이 걱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통상 대형 시설물을 설치할 때 공공미술이 강조되어 시설물의 미관을 먼저 검토하고, 그 시설물이 도시미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영향 검토를 한 후 이 시설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한 끝에 시설설계에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다.

3호선 철도의 경우 역사 등 주요 장식물이 도시미관과 어울리게 설계되었다고는 하나 칠곡-지산·범물이라는 24㎞를 좁은 도시 골목길로 굽이굽이 돌아가는 관계로 인하여 자칫하면 도시 흉물이 될 수 있고, 철도 소음으로 인한 주거환경이 침해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건립한 에펠탑이 사랑받는 명소가 되었듯이, 런던역의 경관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듯이 도시철도가 지상철이라고 해서 시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할 것 같다.

칠곡에서 출발하여 금호강의 강바람과 유채꽃 향기를 만끽하며 굽이굽이 지산'범물의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연상한다면, 거대한 시설물의 미관을 잘 장식하고 역 주변을 잘 단장한다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낭만의 도시철도가 될 것이다. 온갖 시련을 겪고 마침내 안드로메다에 도착하는 은하철도 999호처럼.

최규목<시인 gm3419@daeg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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