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한 경기 5골…축구 팬들 "와아아~"

강호 울산 현대에 5대3 역전승

대구FC 황일수가 23일 울산 현대와의 14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린 후 두 팔을 벌리고 달려가며 환호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대구스타디움에 골 폭풍이 몰아쳤다.

대구FC가 23일 오후 5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올 시즌 후반기 첫 경기인 14라운드에서 황일수(2골)와 송창호, 아사모아, 한승엽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울산 현대를 5대3으로 물리쳤다.

아무도 예상 못 한 보기 드문 난타전이 펼쳐졌다. 0-1, 1-1, 2-1, 3-1(전반), 4-1, 4-2, 4-3, 5-3으로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였다. 전반기 1승도 하지 못한 꼴찌 대구FC가 2위 울산을 상대로 한 스코어로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전반기 13경기에서 9골(2골은 상대 자책)밖에 넣지 못한 대구는 이날 한 경기에서 무려 5골을 쓸어 담아 축구 팬들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대구 팬들은 울산과의 개막전 악몽(1대0으로 앞서다 후반 44분과 45분 2실점 하며 1대2로 역전패)을 떠올렸으나 대구FC는 이를 거뜬히 극복했다. 고비마다 울산에 두 차례 페널티킥이 주어졌으나 골키퍼 이양종이 한 차례 막아내는 등 경기외적인 심판 판정까지 이겨낸 완벽한 승리였다.

이로써 대구는 1승5무8패(승점 8)를 기록, 이날 경남FC에 0대6으로 대패한 대전 시티즌(1승5무8패'승점 8)을 골 득실차로 밀어내고 꼴찌에서 탈출했다.

이날 대구FC는 최전방 공격수를 따로 두지 않는 '제로 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격라인에 포진한 미드필더 아사모아와 황일수, 조형익, 황순민 등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골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송창호도 최전방까지 올라가며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이준희-이지남-조영훈-최호정(왼쪽부터)으로 새롭게 짜인 포백라인은 상대의 고공플레이에 선제골을 내주고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흔들렸지만,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호흡을 맞췄다.

대구는 이날 전반 초반부터 물러섬 없이 울산과 팽팽히 맞섰다. 선제골은 울산 김신욱의 머리에서 터졌다. 김신욱은 전반 29분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대구는 4분 만에 동점골로 추격한 후 경기를 뒤집는 힘을 발휘하며 전반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동점골은 송창호와 황일수가 합작했다. 전반 33분 송창호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찔러준 스루패스를 받은 황일수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어 대구는 전반 43분 그림 같은 추가 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최호정이 상대 오른쪽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송창호가 앞머리로 찍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전반 추가시간인 46분 아사모아의 오버헤드킥 골로 3대1로 달아났다.

대구는 후반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3분 황일수가 최호정이 내준 볼을 이번에는 왼발로 차 넣었다. 황일수는 앞서 후반 2분 위협적인 프리킥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추었다.

반격에 나선 울산은 후반 10분 하피냐의 페널티킥 골과 후반 17분 김성환의 연속 골로 4대3으로 추격했다.

이후 대구는 공격일변도의 울산에 맞서 아사모아와 황일수가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으나 이를 살리지 못하면서 한 골 차의 불안함을 이어갔다.

대구의 쐐기골은 신인 한승엽의 발에서 터져 나왔다. 교체 투입된 한승엽은 후반 38분 조형익의 공간 패스를 받아 가슴으로 공을 다룬 후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막판 위기 상황에서 골키퍼 이양종은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 내는 등 몸을 날려 대구의 골문을 지켜냈다.

황일수는 두 골로, 송창호는 1골(시즌 3호) 1도움으로 팀 승리를 주도했다. 특히 송창호는 이날 K리그 5시즌 만에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고, 서포터스가 주는 '이달의 선수 MVP'를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