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행복한가요] 지자체 행복 리더십 평가…대구시

부채 비율 낮추고 고용 지표 개선…보여주기 여성정책 아쉬워

대구시는 주민행복 리더십 평가에서 \
대구시는 주민행복 리더십 평가에서 \'보통\'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제인구와 지방재정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지난달 5일 기공식을 가진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대구시는 분야별 주민 행복 리더십 평가에서 대체적으로 무난한 점수를 받았다.

지방재정과 경제인구 분야에서는 평가 위원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부채 해결 및 일자리 창출 의지를 높게 평가했지만 여성 및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경제'인구 분야

평가위원들은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취업자가 3% 증가했으나 대학 졸업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 일자리 창출에 더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 증대를 위해 사회적기업을 활성화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실제 공공기관에서 구입한 실적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전통시장에 다양한 지원을 한 점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규원 위원은 "일자리정책 통합 추진으로 고용지표 개선율이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은 좋은 일이지만, 좋은 일자리 5만 개 창출이라는 공약은 달성하지 못했다. 지역대와 연계를 강화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행정 분야

평가위원들은 주민들의 의견이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또 민관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활용에서도 여성 위원의 참여율이 19.1%로 낮아 여성과 사회적 소외 계층의 참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경우 조례는 제정했지만 시행 규칙이 구성되지 않아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영화 위원은 "주민이 제안한 정책이 채택된 것은 276건으로 전체 정책 제안 건수의 1.8%에 불과하다. 대형 사업이나 행사에 시민을 조직해 활용하는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시민 의견 반영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문화'교육 분야

대구 미술관 개관과 대구 예술발전소 추진으로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전국체육대회 개최 등으로 각종 대회를 운영하며 시와 주민들의 역량을 제고한 점과 청소년 방과 후 교육을 확대한 것 또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시의 재정 지원이 대구미술관처럼 순수예술에 치우쳐 일반 주민들이 동네에서 문화적 경험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일상 문화'의 기회를 확대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박경 위원은 "문화예술 행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재정 분야

3년 만에 부채 비율을 크게 낮춘 점에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2009년 56.7%였던 시의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42.4%로 감소했다. 또 지방세 체납액 정리를 강화한 점, 행사와 축제성 경비를 절감해 예산 효율화를 추진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SOC 건설로 한꺼번에 재정이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SOC 투자 시기를 조정했으며, 7년간 5천118억원의 채무 감축을 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다.

이창용 위원은 "채무를 줄이려는 노력은 좋은 평가를 살 만하지만 도시철도 등 SOC 구축에 과도한 투자를 해 채무비율을 높였다. 시 예산 우선 순위를 하드웨어 건설보다 소프트웨어 운영 쪽으로 비중을 둬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 분야

대구시가 매년 전체 예산에서 보건'복지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는 것이 평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09년 전체 예산에서 보건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7.2%였지만 올해 3월에는 31.8%로 증가했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치매노인종합지원시설'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과 전체 복지 예산은 늘어나지만 복지 전담 인력 충원 예산은 배정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장우영 위원은 "보건복지 예산 비중이 적다고 볼 수 없으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부족하다. 또 보건복지 전담 인력 확보와 청소년과 다문화 가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 분야

여성 관련 정책은 '보여주기식 사업'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매년 '여성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연 예산이 1천만원 수준으로 생색내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출산 장려 홍보는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타 지자체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출산 및 탁아 관련 여성 정책이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편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설립되고 저소득 출산가정에 대해 가정 방문 서비스를 지원하는 정책을 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경 분야

평가위원들은 대구 도심 철도 폐선 부지에 생태공원을 조성키로 한 정책을 높이 샀다. 이 정책으로 난개발을 막으면서 동시에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의 정책이 대부분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설 공사 위주의 행정에 치우쳐 있고, 창의적인 사업이 없다는 부분이 지적됐다.

김영철 위원은 "폭염에 대비한 무더위 쉼터를 만든 것도 주민들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다. 하지만 개발 중심의 정책적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획기적인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나, 정책 기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공약 이행

공약은 비교적 잘 이행되고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핵심 공약의 내용이 변경돼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좋은 일자리 공약 중 청년 대상 사업이 핵심 사항이었으나, 이후 서민 경제 활성화와 묶어 정책이 진행되면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추진됐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청년 일자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개발도시 등 다른 공약과 연관이 되는 공약이기 때문에 다른 공약보다 집중적인 시행이 요구된다는 것. 공약 이행 정도와 진행 과정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 시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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