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족 이야기] 엄마도 그렇단다

철없는 여중생의 엄마이지만 가끔은 화도 나고 속도 상한 일상 속에서 나의 옛모습을 생각지 못하고 딸아이와 씨름을 하던 어느 날 문득 나의 등 뒤에서 "엄마 난 아무것도 잘 하는 게 없어"라는 딸 아이의 우는 모습을 보며 이 글을 써 봅니다.

네 작은 실수에 야단을 쳤구나.

얘야, 사실 엄마도 수없이 실패와 실수를 한단다.

실패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얘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너의 늑장을 다그치고 있구나.

얘야, 사실은 엄마도 망설인단다.

모든 일에 신중함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얘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울고 있는 너를 안아주지 못했구나.

얘야, 사실은 엄마도 서러울 때가 있단다.

맘껏 울 줄 알아야 맘껏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얘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두려운 시도를 자꾸만 강요하는구나

얘야, 사실은 엄마도 때로는 겁쟁이란다.

세상을 이기기보다 세상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얘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짜증을 내는 너를 원망했구나.

얘야, 사실은 엄마도 자주 화를 낸단다.

나를 좀 더 사랑해 달라는 또 다른 표현인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얘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하지만 얘야, 이것만은 알아줘

엄마는 너를 단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단다.

너를 사랑한다는 걸 잊은 적이 없단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걸 놓은 적이 없단다. 얘야, 사랑한다.

생활 속 작은 기쁨이자 행복인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아이에게 이 시를 전합니다.

이희정(대구 수성구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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