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설국으로의 초대

산 아래엔 청명한 햇살 산 위에는 만년설 천국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산 아래 7, 8월의 샤모니 몽블랑(Chamonix Mont Blanc'이하 샤모니)은 여름과 겨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이다. 해발 1,035m 산마을을 쉬엄쉬엄 돌아다니기도 하고, 해 질 녘의 노천카페에서 맥주 한잔을 즐기기도 좋다, 알프스 산록의 이국적인 풍광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산정의 빙하와 눈 쌓인 산봉우리로 트레킹을 떠날 수도 있다. 여름과 겨울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휴양지. 현지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인 산악인 허긍열(48) 씨의 도움을 받아 여름 휴양지로서의 샤모니에 대해 알아본다.

◆알피니즘의 성지

샤모니는 프랑스 남동부 지방,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접경을 이루는 산마을이다. 11.6㎞에 달하는 몽블랑 터널을 지나면 이탈리아와 바로 연결된다. 샤모니가 유명한 것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4,810m)을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도시로 유럽인들에게는 유명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샤모니 시내에서 만나는 동양인 관광객들은 거의가 중국, 아니면 일본인들이다.

샤모니는 산악인들에게는 영원한 성지이다. 1786년 미셀 가브리엘 파카드와 자크 발마가 역사상 처음으로 몽블랑을 등정하면서 스포츠로서의 등산, 즉 알피니즘의 발원지로 샤모니의 위상은 달라진다. 하지만 샤모니가 산악인들에게만 인기 있는 곳은 아니다. 알프스를 좀 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은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샤모니는 충분히 멋진 여행지이다. 알프스의 깊은 침엽수의 산록, 산골 마을의 통나무집인 샬레와 노천카페, 여름이 되면 녹아내리는 빙하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폭포, 수만 년을 흘러내려오고 있는 거대한 빙하, 알파인 산록 곳곳에 피고 지는 야생화밭과 그 위를 뛰어노는 산양들. 이 모든 것들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샤모니 즐기기 1 시가지와 노천카페

샤모니는 그리 크지 않은 알프스의 산골 마을이다. 알프스의 좁은 틈바구니에 형성된 샤모니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좁고 길게 형성되어 있다. 마을 양편으로는 머리에 하얀 눈을 인 침봉들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인구 1만 명 정도인 이 지역에서 관광은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알프스 하면 이국적인 샬레(통나무집)를 떠올리고, 그 건물 풍경들이 대부분 스위스의 전유물이라고 떠올리지만, 엄연히 프랑스 땅인 샤모니의 풍경도 다르지 않다. 아기자기 알록달록한 예쁜 건물들이 그리 넓지 않은 시가지 양편으로 줄지어 서 있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알프스를 느낄 수 있다. 쉬엄쉬엄 느릿느릿 시가지를 둘러보자.

샤모니의 시티센터에 들어서면 ○○, ×××, △△ 등 우리가 아는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가게들이 총출동한 듯한 상가가 이어진다. 트레커들뿐 아니라 알피니스트들이 가장 많이 찾기 때문이리라. 그외에도 각종 기념품, 의류 등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눈길을 유혹한다. 예쁘게 꾸민 상점들을 둘러보다 다리가 아프다면 아무 레스토랑이나 노천카페를 찾아 앉아보자. 차양 아래 앉아 시원한 맥주잔을 기울이거나 차를 마시면서 먼 산을 바라보며 느긋한 한때를 보내도 좋다.

곳곳에 알피니즘과 관련한 벽화나 동상들도 있으므로 둘러볼 만하다. 우체국 앞 광장에 위치한, 몽블랑을 초등한 파카드와 발마의 동상도 찾아보자.

◆샤모니 즐기기 2-메르 드 글라스

알프스에서 두 번째로 긴 빙하인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는 '얼음의 바다'라는 뜻이다. 샤모니 중앙역 옆 산악열차 역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몽탕베르로 간다. 빨간색 산악열차를 타면 톱니바퀴로 움직이는 레일을 따라 가파른 계곡을 힘겹게 올라간다. 산악열차를 타고 오르는 내내 눈 아래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림이 끝없이 펼쳐지고 샤모니 마을이 앙증스럽게 내려다보인다. 해발 1,913m 몽탕베르 전망대에 도착하면 저 멀리 그랑드 조라스까지 이어진 거대한 빙하 메르 드 글라스가 S자 모양으로 눈앞에 들어온다.

총 길이 6~7㎞에 깊이 200m에 달하는 메르 드 글라스는 1년에 100m 정도를 흐른다. 여름철에 보는 빙하는 산에서 흘러내린 흙과 돌로 표면이 회색빛으로 보인다. 몽탕베르에서 로프웨이를 타면 아래쪽으로 내려가 볼 수도 있다. 1년에 두 번 빙하를 파고 얼음동굴을 만들어 놓는데 오싹한 한기가 절로 느껴진다. 몽탕베르에서 빙하 계곡을 건너 거대한 벽처럼 서 있는 봉우리들에서는 쉴 새 없이 빙하가 녹아내려 가느다란 폭포로 계곡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 고개 젖혀 쳐다보노라면 자연의 위엄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가는 길=스위스 제네바를 통해 샤모니로 갈 수 있다. 제네바역 바로 근처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이나 제네바 공항에서 샤모니행 버스가 운행한다. 제네바역-제네바공항 경유 1시간 30분~2시간 소요. 기본 정보는 샤모니 공식사이트 '샤모니닷컴'(www.chamonix.com)에서 교통, 숙박, 전망대 로프웨이 요금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글 사이트로는 한국인 산악인으로 10여 년째 샤모니에서 산악활동을 하고 있는 허긍열 씨의 '고알프스'(www.goalps.com)에 알프스 및 몽블랑 산행 정보가 많이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