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생 1막은 산업현장 2막은 농사현장에서…

포스코 에코팜에서 황토집짓기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 원두막을 만들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에코팜에서 황토집짓기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 원두막을 만들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인생의 후반기는 흙내음 맡으며 느리게 살고 싶습니다."

전원에서의 행복한 인생 2막을 꿈꾸며 땅에서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 손동식(54'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 그는 농군으로 변신하기 위해 '포스코 에코팜'에서 농사강의를 듣고 있다. 손 씨는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귀농이 보고 듣고 체험하는 농사수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포스코 임직원 중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친환경 영농지원센터 포스코 에코팜(이하 에코팜)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끝자락인 1960~1963년생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코팜에는 만 54세에서 56세 사이의 수강자들이 가장 많다. 회사에서 25년 이상 근무했고 연봉은 7천만~8천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자녀들의 교육비와 내 집 마련 등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이 크다.

이 때문에 퇴직 전까지 남은 시간을 활용해 귀농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에코팜은 4개월 과정으로 수강생 5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황토집짓기와 산약초정보, 친환경 신농업, 블루베리, 도시농업 등 철저히 땅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은 매년 수강생이 2배씩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올 하반기에 새롭게 개설 되는 '발효식품 제조' 과정은 여성 퇴직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가족들의 건강식을 챙기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퇴직 후 쏠쏠한 돈벌이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조경래 씨 부부는 "퇴직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미리 영농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 열심히 배워 멋진 노후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퇴직 직원인 권영흥 씨 부부는 "여전히 농사짓는 게 서툴고 어렵지만 이곳에서 배운 새로운 작물 재배법이 농사에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식 포항제철소장은 "에코팜은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이들에게 인생 2막의 기회이자,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라며 "이곳을 통해 열심히 배우고 익혀 즐거운 노후를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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