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백일장] 시1-울릉의 개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문직(안동시 법상윗3길)

콸콸콸 개울 소리에

울릉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귀를 연다

사계를 이끌어

몸을 닦은 개울은

마침내 동해에 이른다

봄이면

눈 녹아 몸피를 늘린 개울은

푸른 산 빛을 담아

잠든 겨울 바다를

깨운다

여름이면

골골이 아우성치듯 흐르는 개울은

소낙비 다독이며

끓은 여름 동해의 심장을

하얀 물보라로 식혀주고 있다

가을이면

마가목 열매의 붉은 빛을 담은 개울은

서녘 먼 바다로 나가

어화(漁火)를 마중하려

황홀한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겨울이면

얼어버린 몸을 눕힌 겨울은

펄펄 날리는 눈발 속에서

밤새워 으르렁거리는 겨울 바다의 목청에

조용히 귀나 기울인다

사계를 거느린 울릉의 개울은

동해의 근원이자 젖줄이다

울릉의 그 개울은

울릉 산하의 생명이다

울릉 사람의 질긴 삶의 뿌리이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폭로자 신분을 사실상 공개하며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한 보좌진과의 갈등을 폭로했다. 그는 보좌진 6...
대구시는 '판교형 테크노밸리' 육성 구상을 본격 추진하며, 도심융합특구의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해 2035년까지 지역 산업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귀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탈북민 단체를 통해 받은 편...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