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훈의 피팅스쿨] 하이브리드 클럽(2)

양용은 '2009년 최고의 샷' 이후 인기 급상승

2009년 PGA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 타이거 우즈와 양용은의 피 말리는 승부는 세컨드 샷에서 판가름 났다. 페어웨이를 왼쪽으로 조금 벗어난 양용은의 티샷은 홀까지 200야드 남짓 거리에, 맞바람, 정면에 키 큰 나무의 까다로운 세컨드 샷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비해 타이거 우즈는 페어웨이에서 평범한 세컨드 샷을 앞두고 있었다. 양용은이 1타 앞서고 있었지만 마지막 라운드 역전불패 신화의 타이거 우즈는 아마 이 홀에서 재역전의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었으리라.

긴장과 압박 속에서 양용은이 선택한 클럽은 21도 하이브리드였고 그 세컨드 샷은 부드럽고 높은 탄도를 그리며 나무를 넘어 홀 3m 거리에 안착하여 타이거 우즈를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결국 양용은은 PGA 챔피언십의 우승컵을 안게 되고 이 마지막 하이브리드 세컨드 샷이 스포츠 전문사이트 ESPN.COM의 '올해 최고의 샷이자 최고의 럭키 샷'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아마 프로골프 역사상 가장 극적인 하이브리드 샷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왜 양용은은 롱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을 선택했을까?

롱 아이언보다 공의 탄도가 높고 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양용은은 이미 3번, 4번 아이언 대신 19도, 21도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5번 아이언도 빼고 하이브리드로 대체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 클럽은 일반 골퍼들 사이에서 수준이 낮은 골퍼들이 사용하는 클럽으로 놀림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미국 PGA투어 선수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클럽이다.

양용은의 PGA 챔피언십 우승 후 하이브리드 클럽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으며 클럽생산업체는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모델을 기획 출시하고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만나게 되었다.

하이브리드 클럽은 '유틸리티' '우드 아이언' '고구마' 등의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콘셉트로 만들어진다. 그 기본은 페어웨이 우드 형태의 헤드에 롱 아이언을 대신하는 기능이다. 헤드의 형태와 로프트, 샤프트의 재료와 길이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먼저 헤드의 모양에 따라 페어웨이 우드에 가까운 하이브리드와 아이언에 가까운 형태의 하이브리드로 구분할 수 있다. 페어웨이 우드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는 주로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조합한다. 시각적으로 익숙한 헤드에 페어웨이 우드보다 짧은 길이로 편안하고 안정감있게 스윙할 수 있다. 공을 띄우기 쉽고 비거리도 좋다. 쓸어치는 스윙을 가진 골퍼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경사가 있는 페어웨이에서는 임팩트와 정확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아이언 헤드에 가까운 형태의 하이브리드는 아이언 헤드의 페이스 뒷면에 우드 헤드의 뒷면을 붙인 듯한 형태로, 우드형 하이브리드보다 크기가 작고 날카롭게 생겼다. 우드형보다 공의 탄도는 낮다. 우드형보다 무겁고 딱딱한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주로 사용한다. 롱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 샷에서 슬라이스가 많이 발생하여 애를 먹는 골퍼가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우드형보다 비거리는 짧지만 정확도가 좋은 편이며 아이언처럼 다운 블로 샷을 잘하는 골퍼에게 유리하다.

한상훈 huni7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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