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자장암 적광 주지 "검찰, 증인신분 상대 변호사에 알려줘"

조계종 도박 목격 증언 스님 다음날 상대 스님들 찾아와 신분 불이익 암시

포항 자장암 주지 적광 스님은 14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범죄사실을 증언한 증인의 신분을 상대방 변호사에게 노출해 증인이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6월 전 오어사 주지 장주 스님의 조계종 고위간부 16명의 도박비리 폭로 사건 조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적광 스님은 이날 "이달 8일 총무원과 불국사의 지도부가 상습 거액도박을 했다는 범죄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했던 A스님의 신분을 검찰이 상대방 변호사에게 알려줘 불국사 측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적광 스님은 "장주 스님과 함께 도박사실의 증거 확보를 위해 16인 도박승의 도박행위를 목격한 A스님을 어렵게 설득해 증인신분으로 증언해 줄 것을 요청해 허락받고 이달 8일 5시간에 걸쳐 담당 검사실에서 이들에 대한 도박행위 목격에 관해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이 과정에서 진술에 대한 비밀보장은 물론 증인의 신분을 비밀로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다음 날 바로 불국사 기획실장 정문 스님 등이 찾아와 신분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며 "이 때문에 A스님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현재 모처로 피신 중"이라고 말했다.

적광 스님은 "이는 범죄수사를 총괄하는 검찰이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13일 자로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대검찰청 감찰반에 진정서를 직접 접수했으며,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검찰 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들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휴가와 출장 등으로 인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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