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복 당시 심은 전국 유일 '광복소나무' 아시나요?

동구 평광동 단양 우씨 재실 앞…오늘 사랑하는 사람 모임 창립

광복절을 맞아
광복절을 맞아 '광복소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14일 대구 동구 평광동 광복소나무 앞에서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동구 평광동 단양 우씨 문중 재실인 '첨백당' 앞에는 높이 6m의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소나무 옆에는 '단기 4278. 8. 15. 해방기념'이라는 글자가 한 자로 새겨진 돌이 있다. '광복소나무'라 불리는 이 소나무는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뒤 얼마 되지 않아 우채정(87) 씨를 비롯해 단양 우씨 문중의 청년 다섯 명이 조국 해방을 기념해 마을 인근의 산에서 옮겨와 심은 소나무다. 우 씨는 "옮겨 심을 때만 해도 그 자리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68년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잘 자라줘서 소나무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광복소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뭉쳤다. '광복소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광복절인 15일 오전 대구 동구 평광동 광복소나무 앞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광복소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도평동장과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을 지낸 최주원 씨, 단양 우씨 첨백당문중 종손인 우효 씨가 공동 발기인 대표로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회원 수는 70여 명으로 단양 우씨 문중 사람과 도동, 평광동 주민들을 비롯해 광복소나무에 관심이 많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가입했다.

단양 우씨 종손 우효 씨는 "문중 사람들의 힘만으로 소나무를 관리할 때는 힘에 부쳤지만, 같이 돌봐주고 지켜주겠다는 분들이 많이 나서주셔서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광복소나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복 당시에 만들어진 기념물로 알려져 있다. 공동 발기인 대표인 최주원 씨는 2004년 도평동장으로 일할 때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냈다. 최 대표는 "광복소나무의 유래를 들은 뒤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 같은 기념물이 있는지 알아봤지만 없었다"며 "광복 당시 만들어진 기념물로는 광복소나무가 유일하다"고 자신했다.

'광복소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광복소나무를 가꾸고 보존하는 일뿐만 아니라 광복소나무를 대구 시민의 애국심을 키우는 관광명소로 만드는 노력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광복소나무를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추진하고 대구시티투어 코스에도 넣어줄 것을 대구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인근에 위치한 대구 최고수령 홍옥 사과나무와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 측백나무 숲 등을 연결해 하나의 관광코스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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