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하반기 신규채용 축소…대구銀 내달 규모 확정

하반기 은행권 취업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채용 규모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60명의 대졸 사원을 뽑았던 대구은행은 현재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청년 실업을 고려하면 예년과 같은 수준에서 신입 사원을 선발해야 하지만 최근 6개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선뜻 선발 인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한 뒤 다음 달 중순까지 채용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영업 환경이 좋지 않아 채용 인원을 줄이는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올 하반기 특성화 출신과 대졸 출신 신입사원 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558명) 선발 인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 외환, 기업, 신한, 국민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하반기 국내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외대학 출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채용 인원이 이미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던 만큼 하반기 채용 규모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 NH농협 등 7개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대졸 기준) 규모가 최대 900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1천41명)보다 13.5%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 은행 취업문이 좁아지는 이유는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천억원)에 비해 48% 감소했다. 여기에 은행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최근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에 따르면 연내 80개, 내년 상반기 120개 점포가 통폐합된다.

금융권에서는 점포 통폐합으로 유휴 인력이 발생하는 만큼 신입 행원을 채용할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 여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고용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선에서 신규 채용 규모를 정할 가능성이 많다. 이 경우 예년보다 채용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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