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더 잘 이해하는 판사가 될 겁니다."
'독도 판사'로 유명한 정재민(36) 판사가 2년간의 외교부 파견근무를 마치고 22일 대구가정법원으로 복귀했다.
'독도 인 더 헤이그'와 '소설 이사부' 등 독도 문제를 다룬 소설 두 편 출간 후 외교부로부터 '함께 일 해보자'는 제의를 받은 것이 계기가 돼 2011년 8월부터 외교부로 파견, 국제법률국 영토해양과에 소속돼 독도법률자문관으로 2년간 근무했다.
소설 '독도 인 더 헤이그'는 법무관 시절 틈틈이 쓴 글을 수정해 2009년 '하지환'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소송을 다룬 법정소설이고, '소설 이사부'는 우산국(울릉도) 정벌 등 신라 장군 이사부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2010년 경상북도'포항시 후원, 매일신문사 주최의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 수상작이다.
판사가 외교부 본부에 파견돼 근무한 것은 정 판사가 처음이다. 근무 기간도 애초엔 1년이었지만 외교부가 대법원에 연장 근무를 요청, 1년 더 근무하게 됐다.
정재민 판사는 "외교부에서 독도 및 국제법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싶어 파견 근무 제의를 받아들였다"며 "판사의 외교부 근무는 물론 외교부의 연장 근무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대법원이 국익 차원에서 허가해 준 것으로 안다. 독도 문제에 관한 국제법적 연구 등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외교부에 근무하면서 독도 및 위안부 문제에 관련된 국제법적 자문을 하고, 외부적으로는 독도 및 국제법과 관련된 각종 논문과 서적 등을 발표'출간했다. '대일강화조약 제2조가 한국에 미치는 효력'이라는 논문을 대한국제법학회논총 올 6월호에 발표했고, 며칠 전엔 독도 문제를 국제법적 논리로 접근한 '국제법과 함께 읽는 독도 현대사'라는 책도 출간했다.
정 판사는 외교부에서 보낸 2년을 소중한 경험과 추억으로 남기고 22일 친정인 법원으로 돌아와 재판 업무에 복귀했다. 정 판사는 "독도 문제와 관련된 실무나 학계 입장을 두루 접할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준 국가에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며 "그 보답으로 논문을 서너 편 써서 발표하는 등 정부 논리 강화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1편밖에 발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또 "2년 동안 법원 밖에 있는 사람들이 법원이나 재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이런저런 인생 공부를 좀 더 할 수 있었다"며 "예전보다 더욱 사람을 잘 이해하는 판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