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이 재단인 상주고등학교가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김모(62) 경상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후임 교장으로 임명키로 하자, 교직원과 일부 시민들이 '원칙 없는 전관예우 인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에 교장으로 내정된 김 국장은 교육계의 전관예우 근절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비판 여론이 더욱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일 상주고 측은 "학교재단인 동아제약 측이 최근 재단이사회를 열고 아직 임기가 1년여 남아있는 신모(63) 교장을 교체키로 하고, 이달 말 퇴임하는 김모 국장을 9월 1일 새 교장으로 임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62세 정년을 넘긴 사립고 교장에게는 교육부가 급여 지원을 하지 않아 재단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교육계에서 경험이 많고 상주고 졸업생(15회)이기도 한 김 국장이 모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발탁 배경이 됐다고 상주고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경북지역 고등학교를 관리'감독하는 경북도교육청 고위인사가 정년퇴임 뒤 피감독기관인 사립고 교장으로 또다시 근무한다는 것은 교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국장은 지난해 8월 9일 공문 등을 통해 각 지역 교육지원청과 사립 초'중'고교에 퇴직한 62세 이상 교장은 임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올해 역시 62세를 넘겨 계속 근무하고 있는 사립학교 교장들을 퇴직시키도록 지시하는 등 '교육계 전관예우 근절'을 주도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자신은 정년을 넘은 상태에서 사립학교장에 취임한다는 소식에 교육계 안팎에서는 도덕적 해이와 양심적 처신을 거론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김 국장은 "지난해 공문 등을 통해 각 지역 교육지원청과 사립 초'중'고교에 퇴직한 62세 이상 교장은 임용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은 기간제 교장을 임기를 정해 정식 교장으로 임명하라는 취지였다"며 "상주고의 후임 교장은 상주고의 내부 승진이 맞다고 생각하나 재단 측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 교육정책국장들의 퇴직 후 사립학교 교장 변신은 관행처럼 잇따랐다.
지난 2월 정년퇴임한 이영직(63) 전 교육정책국장은 포항영신고 교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영우(68) 현 경북도교육감도 2008년 2월 교육정책국장으로 정년퇴임한 뒤 1년간 김천고 교장을 맡았으며, 2005년 교육정책국장에서 퇴임한 윤영동(70) 씨도 안동 풍산고 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처럼 정년퇴임을 한 교육국장들이 사립학교의 학교장으로 취임하는 이유는 사립학교 측으로서는 전관을 이용한 원활한 학교 운영을 기대할 수 있고, 교육국장은 퇴직 이후 직장 마련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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