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눈높이정보 "취업 길이 보여요"

계명대 리크루트 투어 현황

계명대 바우어관에서 열린 '2013 대구지역 우량기업 대학 리크루트 투어'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한 기업 부스에서 상담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5일 계명대 바우어관에서 올해 두 번째로 '2013 대구지역 우량기업 대학 리크루트 투어'가 성황리에 열렸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역에서 잘 나간다는 기업들이 총출동해 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상당수 기업 부스에는 온종일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들의 줄이 이어졌고 이곳저곳 부스를 방문하는 학생들로 오후 내내 좁은 통로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업들의 인사 담당자들이 자사를 소개하는 '기업설명회'에는 200여 석이 가득 차 뒤에 서서 설명을 듣는 학생들도 많았다.

◆"진로 설정이 먼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학생들이 취업 관련 행사를 잘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진로 설정이 먼저 명확하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정훈 에스엘 대리는 "상담을 받아보니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설정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스스로 발로 뛰면서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대리는 "깊이 있는 질문보다 단편적이거나 막연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토익 700점인데 서류 통과할까요?" "연봉이 얼마예요?"라는 등 회사 스펙이나 복지여건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것.

성원중 제이브이엠 과장도 "첫 직장이 정말 중요한 만큼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사전에 희망하는 직종에 대해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류에 통과하려면 토익점수나 학점이 얼마인지를 묻는 것보다 지원분야 계획을 세우고 행사장에 와야 깊이 있는 상담은 물론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병구 대구고용센터 실무관은 "자신의 능력 수준이나 집안 형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미리 직업 탐색을 많이 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해야 행사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기 전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준영 삼익THK 차장은 "상담받는 회사에 대해 모른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며 "사전에 회사 홈페이지를 한 번쯤 방문하는 등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알고 오는 것이 인사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했다.

◆"실질적 정보 얻었다"

이날 열린 행사에 대해 학생들은 유익하다는 평을 했다. 4개 기업 부스에서 상담을 받았다는 김인선(계명대 4년) 씨는 "지역에 알짜 기업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며 "지역 기업들의 실질적 정보를 한꺼번에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원일(계명대 4학년) 씨는 "기업 인사 실무진들이 직접 와서 상담을 하다 보니 평소 궁금한 사항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의 홍보 목적이 강했던 기존 취업박람회와 달리 채용과 관련해 직접적인 정보를 얻었고 소규모로 열려 기다리는 시간이 짧은 것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계명대 관계자는 "사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지역 기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가 좀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리크루트 투어가 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좀 더 다양한 업종과 직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참여 기업 대부분이 이공계 채용 위주라 인문계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는 것. 정원혁(계명대 4학년) 씨는 "참여업체가 대부분 기계'자동차부품 업체라 총무 부서나 해외 영업 부서 등에 대한 채용 계획은 적었다"며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