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마지막 몸까지 사회에 드립니다"

평생 안경봉사 고 박종월 씨 타계 후 시신도 연구용 기증

달리는 안경원
달리는 안경원 '1004 안경버스'에서 안경봉사를 펼치던 고 박종월(오른쪽) 씨와 그의 아내 안효숙(53) 씨. 김천대 제공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안경봉사를 해오던 박종월(62'큰빛부부안경선교회 장로) 씨가 최근 숨진 뒤 마지막 봉사로 시신을 기증해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천대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무료 안경봉사를 펼치던 박 씨가 뇌출혈로 타계한 것은 지난 3일. 박 씨의 시신은 생전의 시신기증 약속에 따라 연세대 의대에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됐다.

박 씨 부부는 1991년 안경사업에 뛰어들면서 안경봉사를 시작해 올해로 만 22년째 매월 5회 정도 안경봉사를 해왔다. 이들은 한 회당 40여 명에게 안경을 무료로 제작해 주었으며, 최근까지 2만여 명 이상에게 시력검사를 해주었다.

박 씨 부부는 제대로 된 안경봉사를 위해 늦깎이 공부를 시작해 쉰 살이 넘어 고입'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거쳐 2000년 함께 김천대 안경광학과에 입학했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이들 부부는 달리는 안경원 '1004 안경버스'를 제작해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홀몸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본격적인 안경봉사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봉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아끼고자 경기도 이천으로 이사해 큰빛부부안경희망나눔센터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 부부는 정밀한 시력검사와 친절한 눈 건강 상담, 정성어린 안경제작 등으로 무료 안경봉사를 받은 사람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으며 2011년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천대 관계자는 "고인은 '새벽에 우리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위해 멀리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즐겁고 그때의 새벽공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다"며 "이들 부부야말로 진정한 봉사자의 귀감이다"고 말했다. 김천'신현일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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