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체인질링' 14일 오후 11시

1928년 미국의 LA. 크리스틴(앤젤리나 졸리)은 남편 없이 혼자 아들 '월터'를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맘이다. 어느 날 아들이 실종되고 크리스틴은 경찰에 전화하지만 실종 24시간이 지나야 경찰을 보내줄 수 있다는 소리만 듣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수사는 진전이 없고 압박을 느낀 경찰은 실종 다섯 달째 월터를 찾았다며 기자들까지 불러 모아 모자상봉 장면을 공개하지만 크리스틴은 소년이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계속되는 수사 요구에 경찰 서장은 크리스틴을 정신병원에 감금해버린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를 검거하는 도중 월터의 실종사건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며 크리스틴은 LA의 부패척결을 위해 노력하던 목사와 함께 LA경찰을 향한 법적 투쟁에 나선다.

체인질링(Changeling)은 '바꿔치기 된 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부실 수사를 하고 엉뚱한 아이를 데려와 크리스틴에게 아들을 찾아왔으니 감사히 키우라고 강요하는 LA경찰. 영화는 진짜 월터의 실종보다 가짜 월터의 등장으로 인해 주인공 여성이 겪게 되는 고난을 그리고 있다.

아이의 엄마이자 주인공은 1928년 당시로서는 드물게 싱글맘으로 관리자 직급의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고급스러운 모피코트를 입고 다닐 정도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그녀에게 경찰은 돈도 잘 버니 문란한 생활을 하려고 아들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냐며 당시 사회가 갖고 있던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영화는 너무도 비현실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와인빌의 한 양계장에서 고든 스튜어트 노스콧이라는 살인마가 20명의 소년을 납치 살인했는데 월터 콜린스 역시 희생자들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노스콧이 검거되면서 크리스틴은 정신병원에서 풀려나고 당시 LA를 지배하고 있던 시장과 경찰을 고발했으며 경찰서장과 경찰국장이 해임됐고 시장은 재선을 포기했을 정도로 사건의 여파는 엄청났다. 러닝타임 141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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