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물 뜨고 공공식수대 청소 '고마운 아줌마'

대구 황금동 60대 홍연희 씨

"좋은 물을 공짜로 마실 수 있으니 고맙지요."

대구 수성구민운동장 남쪽에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급수시설이 있다. 황금동에 사는 홍연희(63) 씨는 매일 급수시설에서 청소봉사를 해 이용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물통과 수세미, 고무장갑, 세제를 가지고 와서 30여 분 동안 닦고 씻고 한다. 또 주위 청소까지 마치고 난 뒤에는 물통 2개에 물을 받아 집으로 간다. 홍 씨는 청소봉사를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지만 빠진 날은 거의 없다.

"맑은 날은 괜찮은데 비오는 날은 조금 귀찮아요. 그래도 내가 안 하면 누가 식수대 청소를 하겠어요."

이곳 급수시설은 수도꼭지가 6개 있다. 하루에 평균 300여 명이 크고 작은 물통을 가지고 와서 식수를 받아가고 있다. 또 구민운동장에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은 선수와 구경하는 사람 모두가 이용하기까지 한다.

"함께 사용하는 공동 급수시설인데 위생 관념이 없는 사람들도 있어요. 여기서 얼굴을 씻고, 입을 헹구는 행위는 삼갔으면 좋겠어요."

홍 씨는 사진 한 장 촬영에도 얼굴이 나오면 부끄러워 다니지도 못한다면서 사진 찍기를 조심했다. 급수대 주변에는 지하수가 부족하다는 안내판도 붙어 있다. 홍 씨는 대부분 이용객들이 물 낭비가 너무 심해 물을 아끼는 시민의식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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