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느님 이름으로 모인 작은 교회 '복음화 초석'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공동체 운동

소공동체 운동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선정, 대구대교구 사목국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된 내당성당의 소공동체 모임 모습.
소공동체 운동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선정, 대구대교구 사목국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된 내당성당의 소공동체 모임 모습.
지난해 대구에서 열렸던 제1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때의 모습.(사진제공 가톨릭뉴스)
지난해 대구에서 열렸던 제1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때의 모습.(사진제공 가톨릭뉴스)
박성대 신부
박성대 신부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함께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복음 18장 20절)

올해 한국 천주교회가 소공동체 운동을 도입한 지 21주년을 맞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는 그동안의 소공동체 활동을 사목적으로 성찰하고 소공동체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대구'부산'전주를 돌며 '소공동체 지역 모임'을 열고 있다.

소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성직자 위주 교회를 평신자 중심 교회로 바꾸는 것이다. 이달 3∼5일 경기도 의왕 아론의 집에서 열린 제12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에서는 대구대교구 제2대리구 박성대 주교대리 신부가 "교회의 99.91%를 이루고 있는 평신자들이 말씀으로 무장하고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며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때, 교회는 틀림없이 새로운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신부는 '소공동체로 새로운 열정을!'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평신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성직자가 시키는 것만 하는 소극적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평신자가 교회의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 사목의 대상이 아닌 공동 사목자로 인정받고 양성될 때 교회는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 170여 명은 폐막미사 때 발표한 최종선언문에서 "교회의 기원과 원천은 예수님과 친밀한 만남에 기초한 사랑의 열정에 있음을 자각한다"고 공표했다.

대구대교구는 이 소공동체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구 사목국 복음화담당은 홈페이지(http://cafe.daum.net/dgsamok)를 통해 소공동체 운동의 올해 계획을 소개하며, 소공동체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더불어 직장 소공동체 모임도 활발하다. 직장 소공동체의 특징은 피정이나 성지순례 등의 활동보다는 매주 말씀나누기 7단계로 모임을 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나누는 것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신우회와 다소 차이가 있다. 사목국 복음화담당은 3∼10명이 함께하는 직장 소공동체 모임을 장려하며, 소공동체가 결성되면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소공동체 운동은 1992년 아프리카 룸코(Lumko)의 복음나누기 프로그램을 기존 한국교회의 반모임과 구역모임에 접목시켜 소공동체를 확산시킨 것이 시작이다. 2001년에 제1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이 열리면서, 소공동체 운동이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당시 전국모임에서 각 교구 대표들은 주교회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 설립을 요청했고, 주교들은 그해 11월 총회에서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산하에 '소공동체 소위원회'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2003년에는 각 교구 사목국장이 중심이 된 전국 네트워크인 '소공동체 사목전국협의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강동성(플로렌시오) 간사는 "소공동체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이기에 '작은 교회'라 한다"며 "소공동체를 우리 몸의 실핏줄에 비유하며, 실핏줄이 막히면 동맥경화가 오듯 소공동체가 정체되면 교회도 멈춘다"고 말했다.

한편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소공동체소위원회는 소공동체의 우리나라 도입 20년 동안 연구한 자료들을 엮은 한국 천주교회 소공동체 연구서를 발간키로 했다. 이 책은 1부에서 소공동체 신학 원리와 사목적 접근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 2부에서는 한국 천주교회 소공동체에 대한 성찰과 전망을 제시한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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