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지나고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갑자기 혈변을 보는 반려견이 많다. 변화한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털갈이를 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털로 변화해야 하고, 겨울철에는 조밀한 털로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털갈이 시간이 부족할 때는 보호자가 각별히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창문을 닫아 찬바람을 막고 따뜻하고 푹신한 이불을 반려견 집에 깔아주면 좋다.
온도 차가 심한 가을에 혈변으로 내원하는 반려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이 스트레스성 출혈성 장염이다. 어린 반려견은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면역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반려견이 강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다가 혈변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것이 파보바이러스 장염이다. 이 파보 장염은 전파력이 빠르고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다.
그러나 1년 이상 된 반려견이나 예방접종을 받은 반려견은 혈변을 보더라도 안심해도 된다. 동물병원에서 분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하면 전염병인지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혈변으로 내원하는 반려견은 대부분 구토를 동반하지 않고 초기에는 점액성 혈변을 보다가 진행이 되면 혈변을 보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스성 장염은 대부분이 대장염이다. 위나 소장의 출혈성 장염은 검붉은 혈변을 본다. 위나 소장의 출혈은 혈액이 산화돼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변으로 나올 때는 검붉은 변으로 나온다. 그러나 대장출혈은 배출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혈액이 변화없이 붉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출혈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을 파괴시키는 질병이어서 심한 탈수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깨끗한 음수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갈증 나는 반려견에게 한 번에 많은 음수를 마시게 하면 구토할 수 있다. 조금씩 자주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대장염은 대개 3, 4일 치료하면 쉽게 회복된다.
그러나 최근 내원한 반려견은 2주 정도 지속되어 고생한 경우도 있다. 출혈성 대장염 진단이 나면 절식을 해야 한다. 아플 때는 잘 먹어야 빨리 회복된다고 소고기로 죽을 끓여 먹이는가 하면 닭 가슴살을 계속 주어 대장에 자극을 주어 잘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장염에 걸리면 대부분 식욕이 떨어진다. 병원에서 절식하라고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런데 안 먹는다고 예전에 잘 먹던 음식을 억지로 먹이면 대장에 부담을 주어 치유가 지연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견이 혈변을 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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