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엄원태 지음/ 아라 펴냄
대구 출신의 저자는 올해 6월 말에 큰 수술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투약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요양 중에 있지만 이 시집을 세상에 알렸다. 외부 세계와의 접촉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 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해 나온 것이 이 시집이다. 1990년 '나무는 왜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는가'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저자는 김달진 문학상, 대구시협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는 '침엽수림에서', '소음에 대한 보고', '물방울 무덤' 등을 펴냈다.
저자는 '시인의 말'을 통해, "이번 시집은 개인적으로 내 생의 가장 중차대한 고비에 한 매듭처럼 묶이는 것일 터"라며 "시집이 세상에 나올 때 쯤이며, 나도 새 생명으로 거듭나 세상의 빛을 새삼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는 시평에서 "어쩌면 세 권의 시집을 거치고 오면서 삶이 건네는 고통을 '견딤의 시간'으로 관통해왔던 저자가 이번 시집에 이를 무렵부터는 고통 역시 그 자체로의 풍경으로 인식하는 시선을 갖추게 되었다"고 해설했다.
이 시집은 제1부(타나 호수, 다만 흘러가는 것들 등), 제2부(반달곰네 과일가게, 주저앉은 상엿집 등), 제3부(나무가 말을 건네다, 공중 무덤 등), 제4부(숲의 바람, 강 건너는 누떼처럼 등)로 구성돼 있다. 113쪽, 8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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