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한중 수교 튼 중국 주석 양상쿤

사회주의 국가들은 군부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되지 않아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무력을 가진 집단인 군부가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나 아프리카, 중동 일부 국가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중국 역시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최고 권력자가 되기 힘들다. 중국의 국가 주석에 오른 양상쿤(1907~1998) 역시 군인 가문 출신이다. 동생 양바이빙과 함께 양자장(楊家將'양씨 집안의 장군)으로 불리며, 인민해방군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2차 국공합작 이후 항일 전쟁 때 당 중앙 국방국 서기를 거쳐 해방 전쟁 시기에 중앙군사위 비서장이 돼 당 중앙의 지시를 군내 간부들에게 전달하는 중책을 맡은 인연 덕분.

중국 본토에 공산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승진을 거듭, 국가 주석에 올랐다가 군부 내에 지지자가 많은 점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해 덩샤오핑의 견제를 많이 받았다. 1992년 오늘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수교 서명을 한 그는 얼마 뒤 덩샤오핑에 의해 제거됐다. 그의 사직으로 군내 최고직의 절반가량이 물갈이됐다고 하니 그의 군내 영향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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