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심의 세계] 진형민의 첫번째 동화집 '꼴뚜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진형민의 첫번째 동화집 '꼴뚜기'/ 글쓴이 진형민'그린이 조미자/ 펴낸 곳 창비

쫄깃한 웃음, 상큼한 재미, 매콤한 여운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하고 맛있는 연작 동화집이 나왔다. '기호 3번 안석뽕'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 대상을 받은 작가 진형민의 첫 번째 동화집이다.

'꼴뚜기'라는 별명으로 불리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유쾌하게 그린 표제작 '꼴뚜기'를 비롯해, 5학년 3반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6편을 묶었다. 아이들의 삶과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유머를 능청스럽게 구사하는 작가의 역량이 단연 돋보인다. 개성적인 인물들의 간결한 대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책 읽는 재미와 웃음을 함께 선사하는 반가운 작품이다.

지은이는 5학년 3반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간결한 대사에서는 살아있는 입말의 맛을 느낄 수 있고,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에서는 유쾌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길이찬, 구주호, 주채린, 김소정 등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해 그려낸 아이들의 울퉁불퉁한 생활 모습은 마치 곁에서 보고 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실적이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이야기를 전하거나 무엇을 설명하는 대신, 아이들의 말투로 이야기를 전한다. 아이들 곁에 믿음직한 친구처럼 서 있고자 한다. 이 책은 웃음을 통해 행복한 결말에 다가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작가의 두 번째 발걸음이 힘차게 느껴지는 동화집이다.

'인생 최대의 위기'라는 제목의 글은 친구에게 학원을 대신 다녀 달라고 부탁했다가 엄마에게 들킨 아이의 식은땀 나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위기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을 경쾌한 글로 묘사한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의 주인공 '길이찬'은 엄마에게 받은 특공무술 도장 수련비로 그냥 도장에 다닐까 아니면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할까 갈팡질팡한다. '뛰어 봤자 벼룩'은 벼룩시장에 참가했다가 옆에 자리 잡은 친구들 때문에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괜히 시비를 걸며 심통을 부리는 아이의 이야기다.

작가는 아이들의 현실에 대해 성급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무엇보다 삶에 대한 속 깊은 긍정의 에너지를 따스하게 전해준다. 156쪽, 9천500원. ㈜창비 어린이출판부 031)955-3341.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