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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4년, 영일만항 컨테이너터미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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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유일의 국가 항으로 개항 4년을 넘긴 포항 영일만항컨테이너터미널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2020년까지 국비와 민자 등 1조9천억원을 들여 환동해권 중심허브로 조성 중인 포항 영일만항 활성화의 핵심은 가장 먼저 조성된 컨테이너부두. 민자 방식으로 개발된 이 부두를 운영하는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가 70%가 넘는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 세계 철강경기 침체로 물량 의존도가 높은 포스코 물동량이 올해부터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위기 요인이다.

본지가 입수한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의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설립 자본금 780억원이 2012년 말 현재 18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동량 역시 2009년 개항 후 2년 만에 13만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20피트 컨테이너 1대분)를 처리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2년 14만7천TEU에 이어 올해 10월말 현재 11만8천TEU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 목표 18만5천TEU 처리는 고사하고 지난해 처리실적도 겨우 유지할 전망이다.

물론 영일만항컨테이너부두의 자본금 잠식은 민자항만의 '극복 가능한 예측된 수순'이다. 자본잠식의 가장 큰 요인은 차입금 상환 부담. 영일만항컨테이너부두는 수익형 민자사업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부두 운영사가 건설 과정과 초기 운영비로 차입한 민자에 대한 이자만 해도 한 해 1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운영차입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부담도 따라서 줄어들고 물동량이 확보되면 4, 5년 이후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 민자사업의 수익모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5개 정기항로에 올해 동남아와 한중일 노선이 추가됐다. 영일만항에 한일합작 물류센터가 생기고 포스코 등 고급 철강제품의 컨테이너화도 시작했다. 국내외 포트세일링에 영일신항만주식회사와 포항시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영일신항만주식회사는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올해는 영업이익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할 것을 낙관하고 있다. 나아가 2017년 내에 경상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일만컨테이너터미널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물동량의 확보이다. 영일만항의 처리능력은 연간 50만TEU 선이다. 인천항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그릇이지만, 올해 이마저도 30%를 겨우 채울 전망이다. 또 개장 4년이 지났지만 대구경북 물동량 흡수도 여전히 숙제다. 실제 영일만항컨테이너부두 물동량의 90% 이상은 포스코와 자동차 녹다운(knock down'완성차 분해 반제품화) 수출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허용섭 포항시 해양팀장은 "영일만항컨테이너부두가 현재 고비에 선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영일신항만주식회사와 포트세일링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서울과 구미 등의 포트세일을 통해 영일만항의 강점을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선 당초 계획대로 2020년까지 20선석 규모의 복합 항으로 개발되고 배후단지 조성이 속도를 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포항'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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