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수필-5분 독서의 재미

- 양종균(대구 수성구 중동)

옛 선인들은 훤한 달빛 아래서 귀뚜리 울음을 벗 삼아 책을 읽었다 하니 그 모습이 얼마나 서정적인가? 요즘에야 그런 서정적인 멋이야 찾을 수 없지만, 책 읽는 즐거움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을 것이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책을 멀리했던 게으름을 이제부터나마 털어보고자 한다. 하루 몇 시간씩은 아닐지라도 단 몇 분만이라도 책을 가까이 하고 싶다.

사실 나는 '5분 독서'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그것도 잠자기 전 5분, 그리고 좀 지저분한 것 같지만, 화장실에서 5분이다. 전자의 5분은 잠을 자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조금은 재미없는 책을 주로 본다. 그렇기에 어떤 날은 5분은커녕 한 쪽을 못 보고 잠들 때가 있다.

화장실은 조금 다르다. 나만의 독서시간과 독서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도 처음에는 아이들 만화나 주간지 등으로 생리현상 해결 중의 무료한 시간을 때우는 방편이었으나 언제부터였는지 나만의 독특한(?) 독서방법으로 정착되었다. 짧게는 5분, 길면 몇 십 분도 될 수 있는 이 시간을 통해 읽은 책이 몇 권이나 된다.

달빛 아래 귀뚜리 울음과 함께하는 서정적인 멋은 없다 할지라도 화장실 안에서 5분 독서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즐거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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