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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대표 외식 국밥] 따로국밥·돼지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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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로 끓인 설렁탕…한번 맛보면 평생 단골

◆밥 따로 국 따로, 대구에서 유래

서울 등 다른 지역에는 없는 국밥이 대구에 있다. 바로 '따로국밥'이다. 국밥은 문자 그대로 국에다 밥을 말아서 먹는 음식이다. 반면 따로국밥은 보통 국밥과 달리 밥 따로, 국 따로 나온다. 지금은 국밥을 시킬 때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에 국밥을 주문하면 당연히 국물에 밥을 말아서 내왔다.

따로국밥이 등장한 것은 6'25전쟁 때였다. 당시 대구에는 전국에서 피란민이 몰려들었다. 문제는 양반들이었다. 하인들이나 먹는 국밥을 못 먹겠다는 것이었다. 피란길이라고 해도 명문가 사람들과 양갓집 규수들이 국에다 밥을 말아 퍼먹으니 상스럽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밥 따로, 국 따로 달라고 주문해서 먹은 것이 따로국밥의 유래가 됐다는 것. 음식 이름이 아니라 먹는 방법에서 생긴 명칭인 것이다.

사골과 등뼈 등을 푹 고아 낸 국물에 토란줄기와 무, 파 등을 넣고 끓인 해장국에다 밥을 말지 않고 별도로 내놓는 육개장의 일종이다. 어머니에 이어 경영을 맡고 있는 '국일따로' 서경수 씨는 "우리 집 따로국밥은 선짓국에 소고기 고명을 얹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국밥을 먹으러 온다는 조일환(75·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무와 선지를 넣고 푹 우려낸 얼큰한 국물이 시원해 자주 먹으러 온다"며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고 내 입맛에 맞아 매일 들르고 있다"고 했다. 여행차 대구에 들러 이곳을 찾았다는 김재희(26·여·서울) 씨는 "원래 선짓국은 비릿해 잘 안 먹는데 이 집 국밥은 맛있다"며 "서울 육개장은 맛이 강한데 따로국밥은 감칠맛이 나면서 부드럽고 잘 넘어간다"고 했다.

◆경상도의 맛, 돼지 국밥

춥고 배도 고프다. 이럴 때는 돼지 국밥이 최고이다. 돼지 국밥은 서울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대구와 부산, 마산, 밀양 등 경상도에서는 흔하다. 특히 대구에 돼지 국밥집이 많다. 돼지 국밥은 6'25전쟁 때 대구나 부산으로 피란 온 이북사람들이 돼지로 설렁탕을 끓이면서 비롯돼 경상도의 음식이 되었다는 것. 돼지 국밥은 토란과 부추, 파 등 채소와 육류의 밸런스가 아주 잘 맞다. 격식을 차리고 싶지 않은 자리에 아주 편하게 찾는 음식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재벌 회장이나 서민이나 모두 다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돼지 국밥은 돼지고기 외에도 부추, 마늘 등 성질이 강한 것들이 한 그릇에 뒤섞여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묘한 음식이다. 뜨거운 김을 훌훌 불어가며 돼지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면 처진 마음이 되살아난다.

돼지 국밥은 돼지 뼈를 푹 곤 육수에 돼지 수육을 실하게 넣고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여기에 고춧가루 다진 양념을 풀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 다음에 부추김치나 깍두기를 얹어 먹는다. 투박하면서도 개운하고, 담백하면서도 입에 쩍쩍 붙는 진한 맛이다. 무뚝뚝하면서도 의리 있는 경상도 사내 같은 맛이다. 이런 맛 때문에 서울지역에서도 돼지 국밥집이 하나 둘 생겨나 이제는 전국적인 음식이 됐다.

중구 계산동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 사이에 있는 '실비식당'은 돼지 국밥집으로 소문난 집이다. 남자들뿐만 아니라 입맛 까다로운 젊은 여성들도 많이 찾는다. 암퇘지 등뼈를 곤 국물에 삶은 사태살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내놓는다. 회사원 김상희(39) 씨는 "이 집 국밥은 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하다. 국물 또한 시원하고 깔끔해 자주 들른다"고 했다. 김두선(67) 사장은 "식성에 따라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해 먹는데, 새우젓으로 하면 한결 시원한 맛이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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