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재인 의원의 생뚱맞은 대권 재도전 행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대권 재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출입 기자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2017년 대선에서 어떤 역할도 회피하지 않겠다"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1일에는 오는 9일 출간하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서 그는 "2012년에 이루지 못한 것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민주당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차기 대선을 4년이나 남긴 현 시점에서 이 난데없는 대권 재도전 행보에 국민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지금이 차기 대권을 운위해야 할 만큼 한가한 시간인지 모르겠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구한말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의 패권적 해양 진출과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은 밀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국익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절체절명의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문제는 산적해 있다.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하고, 우리 경제의 성숙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런 국내외의 과제를 풀려면 국민적 지혜와 에너지의 결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온 힘을 다해야 하고 국가 지도자를 꿈꿨던 문 의원도 여기에 더 힘을 보태야 한다.

현재 우리의 국가적 문제에 대해 문 의원은 과연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차기 대선이 아직 까마득히 남았는데 벌써부터 대권에 정신이 팔려 있다니 이런 사람이 국가를 운영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맞나 싶다. 지금은 4년 후의 대선을 입에 올릴 때가 아니다. 문 의원은 조기 대권 행보에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잘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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